두산-KT, ‘김진욱 퇴장’ 이후 갈린 희비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무득점으로 끝날 뻔했던 2회말이 1득점으로 바뀌었다. 이어 추가득점까지 나왔다. 사실상 두산과 KT의 희비를 가른 승부처였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서 7-2로 역전승했다.

1위 두산은 4연승을 질주, 정규리그 1위를 넘어 KBO리그 한 시즌 최다승을 향한 도전도 이어갔다. 이영하(6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가 승리를 챙겼고, 정수빈은 결승타를 터뜨렸다. 허경민도 투런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두산은 1-1로 맞선 2회말 스스로 찬스를 놓칠 뻔한 본헤드플레이가 나왔다. 1사 후 김재호와 오재일이 연속 안타를 때려 만든 1사 1, 2루 찬스. 두산은 정수빈 타석 때 2루 주자 김재호가 3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KT는 이를 가볍게 아웃 처리했다. 사인 미스 가능성도 보인 장면이었다.

상황은 단숨에 2사 1루가 됐다. 찬스를 허무하게 놓칠 수도 있었지만, 두산은 정수빈이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장타성 타구를 만들었다. 이때 1루 주자 오재일은 2루, 3루를 넘어 득점까지 노렸다.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다. 타이밍상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두산 측은 포수가 주자를 방해한 부분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결국 판정은 번복됐다. 두산이 전세를 뒤집는 순간이었다. 그러자 김진욱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서 심판진에 약 3분 동안 해당 상황에 대해 항의했다.

프로야구 규정 제28조 비디오 판독 조항 11-3에는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의 관계자는 더 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규정에 의거, 심판진은 김진욱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양 팀의 더그아웃 분위기가 순식간에 갈리는 순간이었다. 두산은 KT가 뒤숭숭한 상황에 놓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1루서 허경민이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 올린 것.

기세가 오른 두산은 박건우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흔들리던 김태오로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다. 두산은 이어 박건우가 2루 도루에 성공하며 다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고, 오재원의 내야안타 때 나온 2루수의 실책에 편승해 1득점을 추가했다. 자칫 무득점으로 끝날 수 있었던 2회말을 빅이닝으로 장식, 단숨에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온 셈이었다.

두산은 독보적으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팀이다. KBO리그 역대 최다인 93승을 따낸 2016시즌보다 80승에 더 빨리 도달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기는 야구’를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만들어내며 시즌을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두산은 14일에도 KT가 흔들린 틈을 타 단숨에 흐름을 지배했다.

반면, KT는 2회말을 마친 후 코치진이 선수단을 모아 파이팅을 다졌지만, 경기력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최하위 KT는 최근 5연패 및 원정 5연패, 잠실 원정 6연패에 빠졌다. 아직 9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크진 않지만, 최근 경기력을 보면 4년 연속 최하위를 진지하게 걱정해야 할 때다.

[김진욱 감독(상), 허경민(하).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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