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너 때문에 이긴 경기가 더 많아"
롯데 우완투수 노경은(35)은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노경은은 1-0이란 아슬아슬한 리드를 남기고 마운드를 떠났다. 노경은에 이어 등장한 투수는 구승민. 구승민은 7회말 이형종에 좌월 솔로홈런을 헌납, 결국 1-1 동점을 내줬고 그렇게 노경은의 시즌 7승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구승민은 노경은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승리를 날린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하지만 노경은은 "네가 홀드가 더 많냐, 블론세이브가 더 많냐"고 물었고 구승민은 "홀드가 더 많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노경은은 "그럼 너 때문에 이긴 경기가 더 많은 거야"라고 오히려 구승민을 격려했다. "팀이 8연패에 빠졌는데 내 승리가 뭐가 중요하냐. 신경 쓰지 마라. 너 때문에 이긴 경기가 더 많지 않냐"
노경은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롯데는 4-1로 승리, 지긋지긋했던 8연패에서 탈출했다. 팀이 최대 위기에 봉착한 만큼 이날 노경은의 의지 또한 대단했다.
노경은은 "선수들이 연패를 끊으려고 심적으로 엄청 고생했다. 지고 나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지 않는다"라면서 "나는 무조건 한 이닝씩, 중간계투로 올라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다보니 팀이 리드를 했고 승리까지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로 올라서기엔 벅찬 상황. 하지만 롯데에겐 22경기가 남아있다. 포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노경은의 호투에 이어 19일 잠실 LG전에서 선발로 복귀하는 박세웅이 선발로테이션에 안착한다면 롯데 선발투수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마무리투수 손승락은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하면 거짓말이 될 수도 있다. 기적이라는 건 올 수도 안 올 수도 있다. 일단 오늘 경기만 생각할 것이다. 세이브 기회가 안 와도 좋으니 제발 이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덕아웃에서 웃는 선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결국 기적이 현실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노경은의 호투와 손승락의 세이브가 나온 18일 경기처럼 투수진의 거듭된 호투가 절실한 지금이다.
[노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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