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SBS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극본 조성희 연출 조수원/이하 '서른이지만'). 인물들 간 견고한 신뢰 속, 꽉 막힌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18일 밤 방송된 '서른이지만' 최종회에서는 오랜 인연 끝에, 마침내 결혼한 공우진(양세종)과 우서리(신혜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뿐만 아니라 제니퍼(예지원), 유찬(안효섭) 역시 새로운 일상 속에서 활기를 되찾았다.
이날 음악 치료사라는 꿈을 갖게 된 서리는 린킴(왕지원)의 제안으로 베를린 유학길에 오르려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 곁에서 꿈을 이루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우진의 옆에 남았다. 그들과 함께 성장한 제니퍼와 유찬은 새 삶을 다지며 집을 떠났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서리는 20학번으로 대학교에 입학했고 외숙모와의 관계에도 진전을 보였다. 다시 우진의 집에서 한데 모인 우진, 서리, 유찬, 제니퍼, 덕수(조현식), 해범(이도현)은 파티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우진과 서리는 결혼에 골인,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즐겼다. 모두가 활짝 웃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엔딩이었다.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여자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남자가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른이지만'은 방영 전부터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청춘 스타 양세종, 신혜선의 조합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양세종은 SBS '낭만닥터 김사부', 케이블채널 OCN '듀얼', SBS '사랑의 온도' 등을 통해 20대표 남배우로 자리매김했고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끈 신혜선은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하며 라이징 스타로 떠올랐기에 기대는 더욱 커졌다.
'피노키오', '너를 사랑한 시간'을 연출한 조수원PD와 조성희 작가의 조합에도 눈길이 쏠렸는데, 조 작가의 극본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 따가운 눈초리도 있었다. 앞서 조 작가가 집필했던 MBC '그녀는 예뻤다'가 엇갈린 평가의 대상이었다. 당시 '그녀는 예뻤다'는 신선한 소재로 포문을 열었지만 억지 감정선 및 억지 갈등 유발, '고구마 전개' 등으로 아쉬운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서른이지만'은 앞서 발견됐던 패인을 발판 삼아 'MSG' 없는 착한 드라마의 성공 사례를 완성시켰다. 우서리를 둘러싸고 공우진과 유찬이 삼각관계를 형성하긴 했으나, 그 사랑마저 순수했다. 공우진의 유일한 '여자 사람 친구' 강희수(안유진) 역시 훼방이라는 흔한 클리셰를 깨고 조력을 택했다.
자연히 굴곡은 덜했고 남녀주인공의 러브라인이 결실을 맺기까지도 꽤 더뎠음에도 불만을 갖는 시청자는 없었다. 느린 템포이지만, 우진과 서리의 13년 인연을 유려하게 표현해내기 위해 두텁고 세심하게 쌓아가는 두 남녀의 감정선을 공감한 결과다. 대신, 소소한 애정행각과 그들의 순수한 마음을 부각시키며 코믹과 로맨스를 모두 지켜냈다.
더불어 제니퍼(예지원)의 정체와 코마 상태에 빠져 있던 서리의 지난 세월의 진실을 극 말미에 터뜨리며 극적인 클라이맥스도 놓지 않았다.
맑은 느낌이 가득한 '서른이지만'에 시청자들은 반색했다. 그 결과, '서른이지만'은 단 한 차례도 월화극 정상 자리를 내놓지 않으며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착해서, 마치 하나의 동화 같은 드라마 '서른이지만'. 막장 없이 이뤄낸 성공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지만 큰 감정 소모 없이 마냥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드라마를 기다린 시청자들에게도 따뜻한 선물이 됐다.
[사진 = SBS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