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시안게임 때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박병호(넥센)와 김재환(두산)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야구를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했다. 박병호는 18일 고척 두산전 직후 "김재환과 처음으로 야구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홈런 1~2위를 달린다. 18일 맞대결서 나란히 한 방씩 터트렸다. 김재환은 4회초 한현희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추격의 솔로아치를 그렸다. 그러자 박병호는 7회말 무사 1,3루서 박치국의 커브를 통타, 동점 스리런포를 폭발했다.
김재환이 41개, 박병호가 40개. 두산이 18경기, 넥센이 14경기를 남겨뒀다. 확률상 김재환이 홈런왕 경쟁서 유리한 건 맞다. 그러나 박병호의 몰아치기는 언제든지 리그를 강타할 수 있다. 결국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가야 승자를 알 수 있다.
현 시점에서 KBO리그 최고의 경쟁자들이다. 그러나 그라운드 밖에선 선후배이자 동업자다. 마침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았다. 박병호는 "우린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박병호가 꼽은 김재환의 장점은 간결한 스윙이다. 그는 "김재환은 스윙이 간결하다. 짧게 타구를 띄워서 담장 밖으로 보내는 능력이 좋다"라고 말했다. 단단한 하체를 바탕으로 빠르고 강력한 몸통 회전을 통해 홈런을 뽑아내는 박병호와 스타일이 다르다. 박병호에 비하면 김재환은 상체의 회전이 크지 않다.
어차피 타격에 정답은 없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립하고 수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폼을 찾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박병호와 김재환은 한국에서 자신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리는 홈런타자들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 고수로 인정한다. 나아가 박병호는 "김재환과의 경쟁을 받아들여야겠다"라고 말했다. 김재환과의 경쟁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게 아니다. 김재환과의 홈런왕 경쟁이 부각돼 그 자체가 자신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겨내겠다는 뜻이다.
박병호는 "다들 (김재환과의 홈런왕 경쟁)관심이 많은데 우리는 잘 모르겠다. 서로 홈런을 친다고 의식을 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재환 역시 박병호와의 경쟁보다는 자신과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는 증거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 두 홈런고수는 스타일이 다르다. 그러나 서로 그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건 같다. 홈런왕 경쟁에 대처하는 마인드도 비슷하다. 전성기를 달리는 두 사람이 향후 수년간 건전한 경쟁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박병호(위), 김재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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