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대주자들, 도루 하나로 고척 뒤흔들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경기 막판 투입된 대주자들이 흐름을 뒤흔들었다.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넥센과 두산은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6회까지 2-2였고, 두산이 7회초 정수빈의 적시타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대주자들이 잇따라 흐름을 뒤흔들었다.

넥센은 7회초 1사 1,3루 위기서 정수빈에게 역전타를 맞은 뒤 곧바로 흐름을 차단했다. 장정석 감독은 오주원 대신 사이드암 양현을 허경민에게 붙였다. 허경민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 이닝을 정리했다.

그리고 7회말. 선두타자 김민성이 좌전안타를 치자 임병욱 타석에서 김민성 대신 김혜성이 투입됐다. 장 감독은 경기 전 "타격전이 예상되는 경기서는 주로 송성문을 쓰고, 김혜성의 빠른 발과 수비능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혜성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대주자, 대수비 등 조커로 쓰는 게 팀 전력 극대화에 낫겠다는 판단.

적중했다. 김혜성은 이용찬의 초구에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두산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아슬아슬한 세이프였다. 이후 임병욱이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내면서 김혜성이 여유 있게 동점 득점을 올렸다. 이후 김재현의 희생번트와 이정후의 우중간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주자 김혜성 투입이 제대로 적중했다.

그러자 두산도 대주자 작전으로 응수했다. 8회초 선두타자 최주환이 좌전안타를 치자 김태형 감독은 발 빠른 조수행을 투입했다. 조수행은 김재환이 삼진, 박건우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날 때까지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중심타자들의 한 방을 기대하는 게 확률상 이득이었다.

그러나 2사가 되자 움직였다. 이보근이 초구와 2구에 잇따라 볼을 던지자 2루를 훔쳤다. 넥센 포수 김재현의 2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조수행이 3루를 밟았다. 순식간에 흐름이 바뀌었다. 오재원은 차분하게 볼넷을 골라냈고, 오재일이 기어코 우중간 적시타를 날려 조수행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결국 대주자들의 도루 하나로 후반 흐름이 요동쳤다. 결과적으로 넥센이 연장 10회말 김하성의 결승타로 이겼다. 그러나 대주자들이 이끌어낸 과정은 흥미진진했다.

[김혜성.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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