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비록 지역도, 역할도 달랐지만 그에게 공백기란 없다.
3일 흥미로운 야구 뉴스 하나가 나왔다. SK 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이 미국 현지에서 LA 에인절스 감독 후보 중 한 명으로 언급된 것. 이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힐만 감독은 지난해에도 뉴욕 양키스 새 사령탑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힐만 감독은 KBO리그와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사령탑을 모두 맡은 첫 번째 인물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힐만 감독을 설명하지 못한다.
1963년생인 힐만 감독은 선수 생활을 일찍 마무리하고 1990년부터 마이너리그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불과 27살부터 '감독'을 맡았다.
이후 힐만 감독은 뉴욕 양키스 산하 하위싱글A를 시작으로 싱글A, 상위싱글A, 더블A, 트리플A 사령탑을 역임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양키스 산하 트리플A팀 콜럼버스 감독을 지낸 그는 2002년 팀과 역할을 옮겼다.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 육성 디렉터를 맡은 것.
2003년에는 또 다시 변신했다.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부임 후 5번째 시즌인 2006년 재팬시리즈 우승까지 일궈냈다.
덕분에 미국으로 '역수출'됐다. 메이저리그의 러브콜 속에 캔자스시티 로열스 감독이 된 것. 첫 해인 2008년는 약체팀을 이끌고 75승 87패로 선전했지만 2009시즌 부진에 이어 2010시즌에도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아 2010년 5월 경질됐다.
비록 감독 자리에서는 물러났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양키스 시절 '절친'인 돈 매팅리 감독을 보좌해 LA 다저스 벤치코치를 맡았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소속팀 벤치코치가 다름 아닌 힐만 감독이었던 것.
힐만 감독은 다저스가 매팅리 감독을 경질하기에 앞서 수족을 자르는 과정에서 2013시즌 종료 후 경질됐다.
2014년에 친정팀인 양키스에서 자문역을 맡은 그는 2015시즌부터 현장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휴스턴 벤치코치로 선임된 것. 힐만 감독은 자신보다 11살 어린(1974년생) A.J. 힌치 감독을 도왔다.
그 다음 직업이 바로 'SK 와이번스 감독'이다. 이렇듯 힐만 감독은 단순히 외국인 감독이 아닌, 메이저리그에서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이로 인해 힐만 감독과 인연이 있는 관계자가 있는 곳에서 감독을 새롭게 선임할 때는 어김없이 힐만 감독의 이름이 언급된다.
하지만 인연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이 힐만 감독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힐만 감독은 LA 에인절스 감독 후보와 관련한 물음에 "지금 중요한 건 SK에 집중하는 것이다. 우리 코칭스태프, 프런트, 선수들을 모두 사랑한다. 한국에서 아주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라면서도 "사실 2017년에 앞서 한국에 올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 감독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내년 거취와 관련해서도 "모든 건 하늘의 뜻이다"라고 했다.
감독부터 벤치코치, 육성 디렉터, 자문역. 미국을 시작으로 일본, 미국, 그리고 한국으로. 비록 선수로서는 족적을 남기지 못했지만 '지도자 힐만'에 대한 러브콜은 끊이지 않는다.
힐만 감독은 2019시즌 어디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분명한 것은 그에게 야인 타이틀은 없다는 것이다.
[LA 다저스 벤치코치 시절(1번째, 2번째 사진), 휴스턴 벤치코치 시절(3번째 사진), 캔자스시티 감독 시절(4번째 사진), 캔자스시티 감독 시절 더스티 베이커 감독을 바라보는 모습(5번째 사진), 니혼햄 감독 시절 재팬시리즈 우승 뒤 헹가래를 받는 모습(6번째 사진), 바비 발렌타인 감독과 함께 있는 모습(7번째 사진), 현재 SK 감독을 맡고 있는 모습(8번째 사진). 사진=AFPBBNEWS, 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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