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의 중간계투진이 1차전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까.
두산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SK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다.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한동민, 박정권에게 투런포를 맞았고, 정규시즌 팀 타율 1위의 타선은 2회 2사 만루, 7회 무사 만루 등 결정적 찬스에서 모두 침묵했다. 투타 싸움에서 모두 SK에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날 두산이 상대에게 사실상 주도권을 빼앗긴 순간은 3-4로 뒤진 7회초였다. 1점 차를 유지하면 경기 막바지 불펜이 두텁지 못한 SK를 상대로 반격을 시도해볼 수 있었던 터. 일단 선발투수 린드블럼이 7회 1사 2루서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치국은 김강민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임무를 완수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김태형 감독은 곧바로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한 장원준을 내보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지만 연속 볼넷으로 만루를 자초한 뒤 박정권 타석 때 폭투로 결정적 점수를 헌납했다 2, 3루가 되자 박정권은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결국 3볼넷-1폭투를 기록하고 바통을 반납했다. 3-5로 뒤진 9회부터는 또 다른 베테랑 이현승이 마운드에 올라 볼넷과 안타로 흔들린 뒤 오재일의 실책과 박정권의 희생플라이로 쐐기 2점을 헌납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앞서 김강률 이탈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김강률은 올 시즌 65경기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62를 남긴 불펜의 핵심 요원. 김 감독은 김강률의 역할을 “가장 중요할 때 나서는 투수”라고 정의내리며 믿음을 보였다. 셋업맨 이외에도 롱릴리프, 추격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고, 실제로 시즌서 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 그런 그가 미야자키 교육리그 연습경기 도중 아킬레스건을 심하게 다쳐 한해를 마감했다.
김강률이 빠진 두산의 대안은 베테랑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불펜 자원으로 함덕주, 김승회, 이현승, 강동연, 장원준, 윤수호, 박신지, 박치국 등을 넣었다. 핵심 전력인 마무리 함덕주와 사이드암 박치국을 제외했을 때 윤수호, 강동연, 박신지, 강동연 등은 경험이 부족하다. 사실상 한국시리즈도 분위기를 느끼는 선에서 끝낼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역시 장원준, 이현승, 김승회 등 베테랑들의 어깨가 무겁다. 다행히 김승회는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결론적으로 장원준과 이현승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들은 두산 마운드에서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쪽에 속한다. 이현승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26경기(31이닝) 평균자책점 1.16, 장원준은 13경기(69⅔이닝) 5승 1패 평균자책점 3.62를 남겼다. 최근 4년간 두산 왕조를 구축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들의 이번 가을 활약이 필수적이다. 두 선수의 올 시즌 및 전날의 모습이 이어진다면 마무리 함덕주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일단 장원준을 계속 믿고 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경기 후 “중요한 상황서 너무 제구에 신경 쓰다 볼넷이 나왔다. 공 자체는 좋으니 계속 쓸 것이다”라고 했다. 이현승을 두고서도 “마음이 편하진 않겠지만 역할을 해줘야 하는 선수”라고 언급한 바 있다. 2차전부터는 김강률이 빠진 두산의 허리가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징원준(첫 번째), 이현승(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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