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외국인타자가 없는 두산. 그러나 최주환이 있기에 그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두산은 시즌 내내 외국인타자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슬라이크 등 유니폼을 입은 선수마다 번번이 짐을 싸고 돌아갔다. 2년만의 통합우승을 위해선 외국인타자의 역할이 필요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9월 중순부터 외국인타자 없는 경기 운영을 선언했다. 당시 “ 오히려 외인이 들어올 경우 분위기가 망가질 수 있다”라고 했다. 실제로 두산은 외인 없이 2위 SK에 14.5경기 차 앞선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에 도달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단기전에선 정규시즌보다 임팩트 있는 한 방이 절실하다. 이미 지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호잉(한화), 샌즈(넥센), 로맥(SK) 등이 중요한 순간 홈런으로 분위기를 바꾼 바 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국내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다. 큰 걱정은 안 한다”라고 말하며 현재 전력을 향한 신뢰를 나타냈다.
국내 선수들로 이뤄진 두산 타선은 지난 한국시리즈 2경기서 외인 없이도 짜임새 있는 모습을 펼쳤다. 몸이 안 풀린 1차전에선 잔루가 많았지만 2차전에서 보기 좋게 정규시즌 1위의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주환이 있다.
최주환의 한국시리즈 2경기 기록은 타율 .714(7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 외국인선수를 능가하는 놀라운 활약이다. 1차전 타선의 부진 속 홀로 적시타 2개로 3타점을 책임졌고, 2차전에선 4회 쐐기 투런포를 포함 3안타-3타점 맹타로 반격의 선봉에 섰다. 6번 타순에서 클린업트리오와 같은 존재감으로 외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프로 13년차 최주환은 올 시즌 지난해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지난해 첫 규정 타석-3할 타율-세 자릿수 안타를 동시에 이뤄낸 그는 올해 138경기 타율 .333 173안타 26홈런 108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데뷔 첫 100타점 달성과 함께 불과 1년 만에 타격 전 부문 커리어하이에 성공했다. “내려가는 건 금방이지만 올라가기가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간절함 속 주축 타자로 성장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이번 가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주환의 올 시즌 마지막 소망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모든 선수의 당연한 목표이지만 최주환은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 때 팀의 주축 일원이 된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는 우승까지 할 수 있다면 더욱 뜻 깊은 해가 될 것 같다”고 남다른 목표를 전했다. 최주환이 있어 외국인타자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두산이다.
[최주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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