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은퇴전을 치른 최무겸이 선수생활을 돌아보는 한편,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서도 밝혔다.
2014년부터 ROAD FC 초대 챔피언으로 군림해왔던 최무겸은 지난 3일 4차 방어전을 끝으로 케이지를 떠났다.
최무겸은 3차 방어까지 하며 ROAD FC 역사상 최다 방어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는 “아쉽다”라는 말을 남겼다. 은퇴 전까지 자신의 커리어에 만족하지 않았던 것.
최무겸은 마지막 무대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덕분에 은퇴전에서는 모두가 감동하는 역대급 명승부가 연출됐다. 비록 패했지만, 최무겸은 ‘챔피언의 품격’을 보여주며 마지막 점을 찍었다.
수술을 앞둔 최무겸은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는데, ROAD FC는 내 선수 인생의 전부였던 것 같다"라고 말하는 한편, "팬들이 ROAD FC를 더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많이 다쳤는데, 부상은 괜찮나?
"얼굴은 보기에도 많이 다쳤고, 찢어진 곳도 있다. 오른쪽 눈이 안와골절이 돼 응급실에 갔을 때 수술해야 한다고 들었다. 오늘(7일) 대학병원을 가서 수술 일정을 잡아야 된다. 예전에 (이)윤준이 형이랑 경기할 때 다쳤던 곳이 또 다쳤다.
-은퇴전이 끝나고 백스테이지에서 아쉽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은퇴전에 비해 4% 부족한 은퇴전이었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승패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승패보다는 자신에게 만족스러운 경기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2% 부족했다. 나머지 2%는 다쳐서 그렇다. 다쳐서 경기 이후 계획했던 것이 멈췄다. 여자친구와 여행을 하는 것, 체육관 수업에 바로 복귀하는 것, 수술을 정말하기 싫었는데 수술을 해야 된다.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싸웠던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다 보여줬다. 후회는 없다."
-평소와 달리 아웃복싱도 거의 안하고, 킥도 많이 안 쓴 것 같다.
"2년을 쉬면서 선수부 운동을 거의 안 했다. 킥을 평소에 많이 안하다 보니까 경기할 때 잘 안 나왔다. 선수들은 알 것이다. 머리로는 이미 킥이 나와야 하는데, 몸이 반응을 안 했다. 훈련을 못했던 것이 킥을 못 쓴 이유다. 킥이 많이 안 나와서 주먹으로 보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안 맞았다. 핑계처럼 들리겠지만 안와골절 때문에 너무 안 보여 거리가 안 잡혔다. 그렇다고 해서 뒤로 빠질 수 있는것도 아니고….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포기할 수는 없어서 끝까지 했다.
-언제부터 안보였나?
"1라운드는 괜찮았는데 2라운드 시작할 때부터 안 보였다. 안와골절이 오면 코를 풀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코를 풀었더니 압력 때문에 계속 부었다."
-경기 후 백스테이지에서 이윤준과 만났는데?
"(이)윤준이 형은 정말 고마운 형이다. 윤준이 형이랑 경기를 준비하면서 많이 성장했고, 지고 난 다음에는 더 많이 성장했다. 윤준이 형이 뇌경색으로 쓰러졌을 때 많은 파이터들이 정말 많은 걸 느꼈을 것이다. 나도 말로 표현할 수는 없는데 파이터로서 인생을 많이 느낀 부분이 있다. 은퇴 경기를 했는데 윤준이 형을 보니까 미안했다. 윤준이 형한테만 져야 하는데…. 그래서 형한테 미안하다고 했다. 윤준이 형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같은 시대의 파이터로서 느끼는 것이 있다."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이번 경기로 팬들이 정말 많이 생겼다. 좋게 생각해주신 것 같다. '승패를 떠나 멋있었다'라고 얘기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케이지에서 지금은 완전히 떠났는데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남양주 별내동 최무겸짐 오셔서 운동하시면 멋진 파이터로 만들어드리겠다."
-김민우와 경기 끝난 후 연락했다고 들었다.
"(김)민우는 내가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 나보다 먼저 MMA 스토리 있던 선수다. 민우는 이미 너무 잘하던 선수였다. 무에타이 챔피언이고, 주짓수 대회에서도 입상했다. 에이스였다. 나는 아마추어 선수였는데 같이 운동하면서 성장했다. 민우도 꼭 챔피언이 됐으면 좋겠다."
-케이지 위에서 여자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 미안하다고도 하던데?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항상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한 존재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향기(여자친구)가 도움을 많이 줬다. 어떤 상황이든 도움을 많이 줘서 정말 고맙다. 은퇴전에서 승리로 보답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 이제 가족이 된다. 그간 타지생활을 하다보니까 부모님과 가족만큼 의지를 많이 했던 친구다."
-앞으로의 계획은?
"경기 준비 때문에 체육관 수업을 안 한지 2개월 정도 됐다. 수술하고 회복해서 복귀하는 게 1차 목표다. 그러다보면 새해가 될 텐데, 결혼 준비를 슬슬 해야 할 것 같다. ROAD FC 선수 생활을 하면서 아파트를 샀는데, 내년 말에 완공이 됐다. 그때 맞춰 결혼할 것 같은데 1년 정도 결혼 준비를 할 생각이다. 여자친구를 와이프로 만들어주는 게 2차 목표다. 3차 목표는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더 잘 살는 것이다. 부유하게 운영하고픈 욕심이 생겨 노력도 많이 할 것이다. 사업적으로도 준비하려고 한다. 경기는 안 뛰겠지만, 운동하며 세컨드로 나오고 ROAD FC 행사도 참여할 생각이다. ROAD FC 대전 대회를 도와주신 지인들이 있다.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받은 만큼 돌려주도록 지방 대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드리고 싶다."
-선수 생활 중에 하지 못한 말이 있다면?
"ROAD FC를 만들어주신 정문홍 전 대표님께 너무 너무 감사드린다. 처음 ROAD FC 경기를 뛰었던 게 YOUNG GUNS 3이었는데 어느새 초대 챔피언이 되고, 3차 방어도 하고, ROAD FC 50번째 대회에 메인 이벤트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진짜 ROAD FC가 내 선수 인생의 전부였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ROAD FC에 감사드린다. 대한민국 격투기 팬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너무 UFC만 좋게 보는 것 같다. 조금 더 자국대회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ROAD FC가 제일 큰 대회다. 좋게 봐줘도 클까 말까인데 너무 단점들만 찾으려고 하는 거 같아서 격투기 선수 생활하면서 아쉬웠다. 활성화된 운동도 아니었고…. 선수들이 못하더라도, 대회사가 팬들이 원하는 대진을 잡는 게 아니어도 응원 많이 해주시고 현장에서 경기를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한편 ROAD FC는 12월 15일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XIAOMI ROAD FC 051 XX를 개최한다. 메인 이벤트로 ‘세계랭킹 1위’인 ROAD FC 아톰급 챔피언 함서희가 ‘몬스터 울프’ 박정은과 2차 방어전을 치른다. 이예지는 ‘겁 없는 녀석들’로 이름을 알린 ‘꽃미녀 파이터’ 이수연과 대결한다.
[최무겸. 사진 = ROAD FC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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