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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문희경과 전혜빈이 영화 '인어전설'에 상업화 관광지로 변질되어가는 제주도의 옛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며 청정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8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는 영화 '인어전설'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오멸 감독과 주연 문희경, 전혜빈이 참석했다.
'인어전설'은 제주 해녀들의 우여곡절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를 그린 무공해 코미디물이다. 실제로 제주 출신인 오멸 감독과 문희경이 뭉쳐 리얼리티를 더했다.
오멸 감독은 "제주 해녀분들의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려고 발버둥을 쳤다"라며 "사실 해녀분들이 밝기가 힘들다. 항상 물에 젖은 채 집에 들어오시고 옷을 갈아입고 곧바로 밭에 나가신다. 그 고단함 속 즐거운 모습을 발견하고 싶었다"라고 진정성을 엿보게 했다.
제주 출신으로서 그간 여러 작품을 통해 제주도를 작품에 녹여낸 오멸 감독. 그에게 제주도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오멸 감독은 "제주도는 내게 어머니이자, 때로는 친구, 연인이기도 하다. 어떨 때는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어떨 때는 감옥이기도 했다"라며 "그런데 요즘 제주도가 본래의 모습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흩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찾으려 하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출연진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보냈다. 오멸 감독은 "내가 죄인"이라며 "사실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난항이 있었다. 배급사를 만나기까지도 복잡한 사연이 있었다. 상업영화 쪽으로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방향성을 잃을 것이라는 판단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개봉을 못할 수도 있다는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했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문희경, 전혜빈이 끝까지 버텨줬다. 무척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문희경은 마을 해녀들의 대표이자 어촌 계장으로 횟집을 운영 중인 옥자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영화를 찍은지 벌써 3년이 흘렀다.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다들 정말 고생하면서 찍었다. 직접 우리가 잠수, 물질하면서 수중 촬영을 했다"라며 "진짜 모든 배우가 생사를 넘나들면서 찍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귀에 천공이 생겨 병원을 다니면서 찍었다. 늦게나마 개봉할 수 있게 돼 감사드린다. 찡하고 감동적이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또 내가 제주도 출신이라서 흔쾌히 출연했다. 영화를 보니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의 정서가 잘 담겼다"라며 "제주도는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곳이 아니냐. 이 시점에 제주의 정서적인 이야기를 되짚어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좋은 기회가 아니었다 싶었다. 오멸 감독의 미쟝센이 굉장히 좋다. 덕분에 나도 안 가본 곳을 알게 되고 제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불어 문희경은 "'인어전설'은 해녀의 이야기이면서 여자들의 우정, 삶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라며 "전혜빈과도 케미가 좋았다. 연기 고민을 많이 하더라. 앞으로 지켜볼 만한 배우인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전혜빈은 극 중 전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선수 영주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문희경 선배님과 친언니 동생 사이처럼 지냈다. 폭설이 내렸을 때 수중 신을 찍는 등 같이 고생하면서 정말 울고불고 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 '인어전설'은 애정과 애증의 작품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전혜빈은 "촬영하면서 느낀 게 제주도민의 집은 없고 타지 사람들의 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느껴졌다"라며 "우리 영화에 제주도의 끝자락이 담긴 것 같아 가슴이 아프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인어전설'은 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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