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에 기회가 왔다. 적어도 현 시점에선 그렇게 보인다.
한국시리즈는 SK의 2승1패 리드. 투타 임팩트, 응집력에서 두산에 한 수 위다. 특히 화력 우위가 돋보인다. 두산이 1차전과 3차전서 잔루 11개, 8개를 쏟아낼 때 SK는 1차전 1회 한동민의 선제 투런포, 6회 박정권의 결승 투런포, 3차전 1회 제이미 로맥의 선제 스리런포, 8회 달아나는 솔로포, 이재원의 달아나는 투런포가 잇따라 터졌다.
두산 투수들은 페넌트레이스 종료 이후 푹 쉬며 한국시리즈를 준비했다. 그러나 막상 SK 타선을 압도하지 못한다. 반면 SK 타자들은 두산 1차전과 3차전 선발 조쉬 린드블럼, 이용찬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1~3차전만 보면 최정, 로맥, 박정권으로 이어지는 SK 중심타선 화력이 박건우, 최주환, 양의지가 이끄는 두산 중심타선에 비교 우위다. 두산은 김재환의 돌발 이탈(3차전 직전 타격훈련 중 오른 옆구리 부상)이 치명적이다. 9일 4차전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다.
한국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페넌트레이스 이후 푹 쉰 정규시즌 우승팀 투수들의 구위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체력 저하로 스윙 스피드가 무뎌지는 플레이오프 승자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두산 투수들이 SK 타자들을 압도한다는 느낌이 없다. 김강률 공백도 있고, 왼손 계투로 나서는 장원준의 부진도 두드러진다. 경기 초반은 물론, 막판 화력싸움서도 SK가 밀릴 이유가 없다.
8일 전국에 비가 내렸다. 양팀 모두 휴식을 취했다. 표면적으로 코너에 몰린 두산이 한 숨 돌렸다. 9일 4차전 선발투수 이영하를 린드블럼으로 교체했다. SK 김광현과의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대등하다. 반면 SK 타자들은 하루를 쉬어가면서 좋았던 감각, 흐름이 끊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기전, 특히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는 단순하지 않다. SK도 하루 휴식이 나쁘지 않다. 일단 선발 김광현이 하루 더 쉰다. 김광현은 2일 플레이오프 5차전서 선발 등판했다. 8일까지 엿새간 푹 쉬고 나설 수 있다. 최상의 구위를 뽐낼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
SK 타자들의 경우 7일 3차전의 좋은 기세가 8일 휴식으로 끊길 수는 있다. 그러나 어차피 SK 타자들도 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르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모했다. 올해 마지막 홈 두 경기를 앞두고 하루 쉬면서 에너지를 비축, 더욱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김태훈 등 핵심 계투요원 역시 휴식이 반갑다.
김광현과 린드블럼의 매치업, 어느 한 쪽의 우위를 점칠 수 없다. 그러나 SK가 린드블럼마저 무너뜨릴 경우 두산의 심리적 추격 마지노선을 끊을 수 있다. 1차전서 적절히 공략했던 자신감도 있다. 반대로 린드블럼에게 막혀 4차전을 내줘도 2승2패다. 가장 중요한 5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이래저래 SK로선 우천취소가 나쁠 게 없다.
중심타선의 비교우위, 적절한 휴식효과까지. 속단할 수 없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SK가 두산보다 유리하다. 2010년 이후 8년만의 우승, 2015년 두산 이후 3년만의 업셋 우승을 노릴 만하다. 물론 두산의 저력이 언제 드러날 것인지도 체크해야 한다.
[로맥과 SK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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