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역시 단기전은 반전이 있어야 짜릿하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 1~3차전을 돌아보자. 애당초 기대치가 높은 선수들이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1차전서 한동민의 선제 투런포, 박정권의 결승 재역전 투런포, 불펜 핵심 앙헬 산체스와 김태훈의 깔끔한 계투가 돋보였다.
2차전은 세스 후랭코프의 6⅔이닝 10탈삼진 3실점(1자책) 쾌투, 마무리 함덕주의 1⅓이닝 세이브, 최주환의 투런포 포함 3타점, 김재환과 양의지의 합작 5타점. 3차전은 메릴 켈리의 7이닝 비자책 역투, 제이미 로맥의 선제 스리런포와 쐐기 솔로포, 이재원의 투런포.
이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잘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이름값, 몸값을 해낸 케이스. 다만, 단기전 역사를 돌아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 심지어 기대치에 걸맞지 않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의 팀이 웃는 경우가 많았다. 당하는 입장에선 데미지 두 배.
그런 점에서 한국시리즈 4차전은 흥미로웠다. 반전야구가 나왔다. 우선 결승 투런포를 터트린 정수빈. 엄연한 주전 중견수로서 두산의 해피엔딩에 담당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다만, 정수빈에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퍼포먼스는 정확한 타격,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와 안정적인 수비다.
더구나 정수빈은 이번 한국시리즈 내내 아주 짧게 쥔 방망이로 관심을 모았다. 어떻게든 정확한 타격으로 출루와 득점을 하겠다는 자세가 돋보였다. 정수빈에게 걸맞은 노력. 그런 정수빈이 산체스의 152km 강속구, 심지어 낮게 떨어진 공을 퍼올려 우월 역전 결승투런포를 터트렸다. 이 한 방으로 두산이 한국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그는 "짧게 잡아도 정확히 때리면 타구는 멀리 나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백민기의 반전도 두산으로선 짜릿했다. 김재환이 옆구리 부상으로 잔여 한국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하다. 백민기는 그런 김재환 대신 주전 좌익수로 중용됐다. 사실상 수비만 안정적으로 해내도 두산으로선 만족할 수 있다. 부담 없는 9번 타자.
그러나 백민기는 5회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터트렸다. 김광현이 공 3개 연속 슬라이더를 택했으나 백민기는 세 번 연속 당하지 않았다. 심지어 8회에는 산체스의 155km 강속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만만찮은 타격솜씨로 SK에 두 배의 데미지를 안겼다.
아직 한국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10일 가장 중요한 5차전이 열린다. 하루 쉰 뒤 12일에도 잠실 6차전이 진행된다. 정수빈, 백민기와 유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몇몇 부진한 타자의 폭발, 기대하지 않았던 교타자의 홈런, 침체에 빠진 투수의 반전 호투 등등.
두산에선 한국시리즈 타율 0.077의 오재일이 반전의 한 방을 터트릴지 지켜봐야 한다. 4차전 도중 류지혁으로 교체됐다. 김태형 감독은 "라인업을 생각해보겠다"라고 했다. 류지혁의 선발출전 가능성도 있다. 류지혁이 맹타를 휘두르면 그 자체도 두산으로선 반전이다. 확실한 홈런타자가 많지 않은 두산 라인업에서 얼마든지 제2의 정수빈이 나올 수도 있다. 마운드에선 장원준과 유희관이 반전 호투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SK는 한국시리즈 타율 0.091의 최정, 0.111의 김동엽, 0.200의 정의윤에게 한 방을 기대한다. 홈런타자가 즐비한 SK서 홈런타자가 아닌 타자들의 한 방이 나올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김성현의 경우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안우진을 무너뜨리는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한국시리즈 반전야구, 다음 주인공은 누구일까. 남은 건 단 2~3경기다.
[정수빈(위), 백민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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