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압박을 받지 않았다. 칭찬해주고 싶다."
두산 내야수 최주환은 올 시즌 전까지 한국시리즈 경험이 5경기에 불과했다. 기록은 8타수 1안타 1타점. 사실상 주축 멤버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SK와의 한국시리즈는 다르다. 1~4차전서 15타수 9안타 타율 0.600 1홈런 6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른다.
팀 내 비중이 달라졌다. 최주환은 2016년까지 백업 내야수였다. 작년부터 주전급으로 성장했고, 올 시즌 완벽히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138경기서 타율 0.339 26홈런 108타점 87득점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지난 1~2년간 주축으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이 이번 한국시리즈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최주환의 자체 평가다. 그는 10일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타자가 1~2타석만 들어서다 1타석씩 늘어나는 게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 크다. 그 한 타석의 여유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최주환은 백업 외야수 백민기에게 칭찬을 보냈다. 백민기는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으나 정규시즌에는 통산 80경기서 타율 0,151에 그칠 정도로 무명에 가깝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서 두산으로 이적했으나 두꺼운 두산 외야진의 벽을 뚫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백민기의 재능을 간과하지 않았다. 간판타자 김재환이 옆구리 통증으로 결장하자 과감하게 백민기를 주전 좌익수로 기용한다. 타순은 9번. 현실적인 기대치는 그렇게 높지 않다.
9일 4차전서 안타 2개를 때리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내야안타를 때리더니, 앙헬 산체스의 155km 강속구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비록 득점하지 못했으나 정수빈 역전 투런포의 단초를 제공했다.
최주환은 그런 백민기가 대견하다. 몇 년 전 자신과 비슷한 상황. 느낌이 남다를 수 있다. 최주환은 "이런 경기서 긴장할 수도 있는데, 압박을 받지 않았다. 모든 2군 선수가 이 정도 경기서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최주환이 백민기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지는 않는다. 최주환은 "조언을 하지 않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알려주려고는 한다. 그렇지만 결국 본인이 떨지 않고 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민기의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라고 말했다.
최주환은 한국시리즈 경험을 쌓으면서 노하우가 쌓였다. 그는 "상대 투수 분석도 많이 하지만, 결국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타석에서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자만심을 갖지 않되 자신감을 갖고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백민기에도 그런 모습이 보였다는 게 최주환 생각이다.
[최주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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