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마운드 싸움이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는 6~7차전만 남았다. 두 팀 타선은 1~5차전서 화끈하게 터지지 않았다. 상황에 맞는 타격에 능하고, 클러치 능력이 좋은 두산 타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5경기 타율 0.265 3홈런 15타점 15득점.
홈런타자가 즐비한 SK도 타율 0.222 5홈런 21타점 22득점. 5경기서 13홈런을 터트렸던 플레이오프와는 확실히 다르다. 두 팀 모두 경기당 3~4득점. 출루에 비해 잔루가 많다. 일부 주축 타자들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다.
그러나 두 팀 타선이 갑자기 언제 폭발할지 알 수 없다. 당장 12일 6차전서 빅이닝을 만들거나, 양 팀 마운드를 초토화할 수 있다. 그에 따라 SK가 업셋 우승을 달성할 수도, 두산이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래서 두 팀의 마운드 운용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플랜B다. 현 시점에서 두 팀의 마운드 운용 플랜A는 나와있다. 두산은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소화한 뒤, 곧바로 마무리 함덕주로 이어가는 게 가장 안전하다. SK는 선발투수에 이어 앙헬 산체스, 김태훈, 정영일의 계투가 최상이다.
그러나 야구는 벤치의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사령탑의 빠른 판단, 즉 투수교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눈 앞의 1~2경기로 한국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이 결정되는 현 시점에선 더더욱 그렇다.
결국 플랜B 싸움이다. 경기가 의도대로 풀리지 않을 때, 특히 핵심 투수가 흔들릴 때 벤치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 SK는 마무리 신재웅이 플레이오프 5차전, 한국시리즈 2차전서 부진했다. 그러자 트레이 힐만 감독은 김태훈과 산체스, 정영일 집단 마무리체제를 택했다.
두산은 선발투수에 이어 마무리 함덕주까지 가는 과정이 불안하다. 김강률의 부상 이탈이 뼈 아프다. 김태형 감독도 "중간투수들이 계속 점수를 준다.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난세의 영웅이 필요하다.
6차전 선발은 이용찬과 메릴 켈리. 김 감독은 고민이다. 김강률을 대신할 플랜B가 마땅치 않다. 이영하, 박치국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베테랑 장원준과 이현승도 계속 흔들린다. 아직 한 번도 활용하지 않은 유희관 카드가 남아있다. 올 시즌 썩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담은 있다.
이용찬이 6차전 초반에 흔들릴 경우 유희관의 롱릴리프 등판이 유력하다. 벼랑 끝에 몰린 두산으로선 선발이든 롱릴리프든 흔들리면 마운드에 오래 두기 힘들다. 1차 승부처다. 중간계투들이 여의치 않으면 함덕주에게 많은 이닝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과거 한국시리즈에도 선발에 이어 중간이 불안하자 마무리투수를 길게 활용하는 승부수로 재미를 봤다.
SK는 마무리 신재웅의 부진을 잘 극복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 고민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특히 켈리가 나서는 6차전에 산체스를 쓸 수 없는 게 고민. 산체스 등판을 염두에 두고 핵심타자 제이미 로맥을 제외할 수 없다. 7일 3차전의 경우 켈리가 7이닝을 막은 뒤 김태훈과 정영일만으로 끝냈다. 그러나 켈리가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할 때 누군가 중간에서 버텨줘야 한다.
6~7차전 마운드 플랜B. 갑자기 계산이 되는 투수가 튀어나올 수 있을까. 두 팀 모두 선발투수가 조기에 흔들리거나 필승계투조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할 때 사령탑의 대응이 상당히 중요하다.
[이용찬(위), 켈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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