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팬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울컥하기도 했는데 눈물을 참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 만을 남겨둔 SK. 아이러니하게도 트레이 힐만 SK 감독에게는 이번 한국시리즈가 고별 무대이기도 하다.
이미 홈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한국시리즈 5차전은 올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SK의 4-1 승리로 힐만 감독도 웃으면서 떠날 수 있었다.
힐만 감독은 미소를 띄웠지만 사실 "눈물을 참았다"고 고백했다. 그가 눈물을 참은 이유는 분명하다. 아직 한국시리즈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에 집중하고자 스스로 마음을 억제했다"는 힐만 감독은 "팬들에 대한 감사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수많은 단어로 표현은 할 수 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꼭 한 달 전이었다. 힐만 감독은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올해까지만 SK 감독직을 수행한다"고 이별을 예고했다. 미국에 있는 가족을 돌봐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그 이유였다.
사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감독의 '이별 선언'으로 SK의 행보가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도 꽤 있었다. 그러나 SK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를 벌이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더니 자신보다 14.5경기차로 앞선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을 상대로 3승 2패로 앞서고 있으니 향후 결과를 떠나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깨진 것이나 다름 없다.
만약 힐만 감독이 SK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기고 SK를 떠난다면 이는 KBO 리그 역사에서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 될 것이다. 역대 첫 외국인 감독의 우승도 새로운 역사이지만 KBO 리그 역사를 돌이켜보면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감독이 다음 시즌 지휘봉을 놓은 적은 단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은 김영덕(1982년), 김응용(1983년, 1986~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2002년), 강병철(1984년, 1992년), 백인천(1990년), 이광환(1994년), 김인식(1995년, 2001년), 김재박(1998년, 2000년, 2003~2004년), 이희수(1999년), 선동열(2005~2006년), 김성근(2007~2008년, 2010년), 조범현(2009년), 류중일(2011~2014년), 김태형(2015~2016년), 김기태(2017년)까지 총 14명의 감독만 영광을 안았다. 이들 중 우승을 하자마자 팀을 떠난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과연 힐만 감독은 SK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고국에 돌아갈 수 있을까. SK는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를 내세워 12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6차전에 나선다.
[SK 힐만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