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아시안게임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동열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14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선 감독은 “감독직 사퇴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명예를 지키고 싶었다”라는 짧은 말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선 감독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로부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해 강한 추궁을 받았다. 병역 미필 선수에게 혜택을 줬다는 의혹에 “실력대로 뽑았다”는 소신을 밝혔지만 당시 국감에 참여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아시안게임 우승이 어려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해라”, “선 감독 때문에 프로야구 관객이 20%나 줄었다”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선 감독은 지난 2017년 7월 사상 첫 야구 국가대표 전임감독으로 선임됐다. 당초 오는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임기가 보장됐지만 2017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과 관련한 강한 비난 여론이 일었고 국정감사까지 참석해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선 감독이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사퇴문 전문에 따르면 국정감사가 사퇴에 큰 계기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습니다. "그 우승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선 감독은 “잠시 언급했듯이 국가대표 감독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으며, 대한체육회 역사상, 국가대표 감독 역사상,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이며 “스포츠가 정치적 소비의 대상이 되는, 그럼로 무분별하게 증인으로 소환되는 사례는 제가 마지막이길 간절히 희망합니다”라는 마지막 바람을 남겼다.
선 감독은 지난해 7월 24일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지 약 1년 4개월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준우승, 올해 8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남겼다.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