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외인 무게감의 차이가 컸다.
DB 이상범 감독은 15일 KG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포스터에게 점수를 많이 넣는 것에 만족하지 말라고 했다. 더 높은 곳을 가야 할 것 아니냐. NBA가 목표라면 도와주겠다고 했다. 수비도 좀 더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커스 포스터는 외곽슛이 일품이다. 그러나 현대농구에서 필수적인 2대2 전개능력이 좋지 않다. 수비에서도 응집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포스터가 외곽슛만 좋은 선수에서 한 단계 발전하길 바란다.
이 감독은 이날부터 저스틴 틸먼 대신 DB에서 자리잡은 리온 윌리엄스에게도 "3점슛 연습을 시키고 있다. 저 키에 슛 거리가 짧은데, 슛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오늘 한번 봐라. 3점슛을 던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건실한 골밑 플레이가 장점이다. 그러나 빅맨치고 신장이 작고 슛 거리가 짧다.
실제 윌리엄스는 이날 3점슛을 던지지 않았다. 첫 경기라 DB 국내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는 게 우선. 특유의 건실한 포스트업을 선보였다. 상대적으로 KGC 미카엘 매킨토시의 기량이 불안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DB가 KGC의 약점을 잘 공략한 것도 맞다.
윌리엄스는 골밑 공격과 리바운드에 충실히 임했다. 반면 KGC는 매킨토시의 존재감이 제로였다. 최현민, 김승원 등의 리바운드 응집력도 13일 LG전에 비해 떨어졌다. 1쿼터 중반 투입된 오세근보다 윌리엄스와 DB 국내선수들의 리바운드 반응이 빨랐다.
DB가 본격적으로 흐름을 탄 건 1쿼터 중반. 포스터가 투입됐을 때부터다. KGC 랜디 컬페퍼가 외롭게 분전하자 DB는 포스터가 얼리오펜스를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포스터의 다른 모습이 있었다. 종전에는 공을 잡으면 '돌진'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날 포스터는 국내선수들의 움직임을 봐가면서 자신의 공격과 어시스트를 효율적으로 분배했다. 실제 1쿼터 막판 속공 상황서 한정원에게 내준 2연속 어시스트가 기가 막혔다.
포스터는 2쿼터에 컬페퍼를 압도했다. 기본적으로 리바운드서 우세를 보이면서, 포스터가 폭발하자 경기 흐름이 DB쪽으로 크게 기울 수밖에 없었다. 컬페퍼도 수비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KGC 특유의 트랩을 섞은 하프라인 프레스에 돌파와 패스게임으로 적절히 대처했다. 박지훈의 속공, 윤호영의 골밑 득점을 도왔고, 직접 우중간 3점포도 터트렸다. 2쿼터 종료 직전 끝까지 공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 레이업슛을 터트리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DB는 전반에만 리바운드 33-15로 압도했다.
KGC는 컬페퍼가 LG전만큼 폭발할 수 없었다. 슈팅 컨디션은 늘 좋을 수 없기 때문. 컬페퍼 역시 전반부터 동료들을 살리며 팀 오펜스에 가담했지만, 이날 KGC 국내선수들의 리바운드 응집력, 슈팅 컨디션이 너무 나빴다. 그렇게 스코어가 계속 벌어졌다.
KGC는 매킨토시가 존재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게 뼈 아팠다. 3쿼터 종료 1분37초전 골밑에서 겨우 첫 득점을 만들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 위축, 골밑으로 좀처럼 파고 들지 않는다는 게 김승기 감독 설명. 공교롭게도 매킨토시의 첫 득점이 나오자 포스터가 3점포로 반격했다. 이날 두 외국선수들의 폭발력, 공헌도 차이가 결정적으로 드러난 상징적 장면.
3쿼터까지 DB의 70-51 리드. 특히 리바운드서 41-21, DB의 압도적 우위였다. 4쿼터는 가비지타임이었다. DB의 92-65 완승. 팀 농구를 주도한 포스터, 기본에 충실했던 윌리엄스. LG전만큼 폭발력이 없었던 컬페퍼, 존재감이 희미했던 매킨토시.
결국 두 팀 외국선수들이 팀에 미치는 공헌도의 차이가 컸다. 상대적으로 KGC가 너무 맥 없이 무너졌다.
[포스터(위), 윌리엄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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