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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한)호빈이가 잘해줘야 한다."
오리온 새 외국선수 제이슨 시거스는 2~3번을 오간다. 1~2번을 오간 제쿠안 루이스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추일승 감독은 23일 KCC전을 앞두고 "폭발적이라기보다 건실한 타입이다"라고 말했다.
시거스가 어렵게 비자를 발급 받았다.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긴 시간 뛸 수 없었고, 영양가 있는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일단 실전 공백이 길었다. 그리고 비자발급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서 팀 전술 및 패턴 숙지가 되지 않았다. 추 감독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개인운동만 시켰다. 비자를 갑자기 받아서 급히 패턴을 외우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오리온은 국내가드의 활약이 중요했다. 추 감독은 "그동안 한호빈이 루이스 때문에 출전시간이 제한됐다. 오늘은 호빈이가 잘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당연하다. 주로 대릴 먼로가 뛰는 1쿼터와 4쿼터에도 한호빈의 활약이 중요하다. 경기운영이 좋지 않지만, 패스 센스는 있는 가드.
KCC는 이정현이 국가대표팀 일정으로 빠졌다. 송교창은 정강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이 부분은 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KCC로선 2~3번 라인에서 미스매치를 유발할 확실한 카드가 사라졌다는 의미. 반대로 가드진이 약하고, 허일영을 제외하면 3번이 마땅치 않은 오리온에 반사이익.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은 '마무리가드' 전태풍을 1쿼터 중반 투입했다. 이정현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 그러나 전태풍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한호빈의 활약이 돋보였다. 상대적으로 전태풍은 수비 응집력이 높지 않다. 이 부분을 감안해야 했고, 그렇다고 해도 한호빈의 패스 센스는 괜찮았다.
오리온은 먼로 복귀 후 시즌 초반의 효과적인 팀 오펜스 위력을 찾아가고 있다. 가드 출신 먼로가 코트 곳곳에서 패스를 찔러주고, 국내선수들이 스크린을 활용해 손쉬운 득점을 만들고, 다시 패스게임에 의해 외곽슛 찬스를 만드는 게 오리온 주요 패턴. 경기시작과 함께 먼로가 허일영의 컷인 득점을 도왔고, 최승욱도 허일영의 3점포를 연이어 지원했다. 한호빈도 허일영, 김강선의 골밑 득점을 연거푸 도왔다.
그래도 오리온이 KCC를 압도하지 못했다. 브랜든 브라운을 제어하지 못했기 때문. 여기서 먼로의 약점이 드러난다. 추 감독은 "피지컬이 좋은 선수를 부담스러워하는 측면이 있다. 정통 빅맨이 아니라 4번"이라고 말했다. 실제 먼로는 21일 현대모비스전서도 라건아의 파워 있는 골밑 공격 제어에 애를 먹었다. 쉽사리 로 포스트로 들어가지 못했다.
브라운도 정통 빅맨은 아니다. 그러나 리드미컬한 스텝에 의한 돌파와 골밑 공략 기술이 상당히 좋다. 힘도 갖췄다. 먼로는 늘 그랬듯 팀 오펜스에 원활하게 가담했으나 수비에서 브라운을 제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KCC는 2쿼터 막판 지역방어로 오리온 공격을 묶은 뒤 브라운과 티그를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KCC는 2~3쿼터에 티그의 공격 지분이 늘어났다. 이 과정에서 공격패턴이 단순해지는 약점을 드러냈다. 물론 티그의 드라이브 인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오리온은 오히려 다른 선수들을 철저히 묶었다. 브라운의 응집력도 전반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최진수의 적절한 도움수비도 돋보였다.
이때 한호빈의 패스 센스가 몇 차례 빛났다. 골밑의 먼로에게 내준 패스, 속공 상황서 김강선에게 내준 어시스트는 일품이었다. 패스게임에 의한 최진수, 김강선의 3점포까지 터지며 달아났다. KCC는 3쿼터 막판 김국찬과 전태풍을 앞세워 추격했으나 흐름은 오리온이 쥐었다. 티그는 3쿼터 4분28초를 남기고 김강선에게 쓸데없는 신경전으로 테크니컬파울을 받았다.
4쿼터 초반은 소강상태. 오리온이 10점 내외 리드를 잡은 채 막판 승부처에 들어갔다. 6분42초전, KCC 김민구가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오른팔꿈치로 김강선을 가격했다. 비디오판독 결과 U파울. 김강선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었다.
5분13초전. 박상오 대신 들어간 최진수가 돋보였다. 순간적으로 브라운 도움수비에 가담, 블록슛을 해냈다. 이후 득점을 올렸다. 결국 오리온이 후반에 브라운 수비 해법을 찾은 게 증명된 장면, 이후 4분27초전 비디오판독 끝 먼로가 루즈볼을 잡고 전태풍의 파울과 함께 중거리포를 꽂았다. 공격제한시간 종료 직전에 일어난 상황. 먼로가 추가자유투를 넣지 못한 뒤 다시 득점, 승부를 갈랐다. 85-66 완승.
오리온은 KCC 이정현, 송교창 결장에 의한 도움을 봤다. 그래도 한호빈과 먼로를 중심으로 팀 오펜스가 돋보였다. 한호빈은 어시스트 6개로 먼로(7개) 다음으로 많이 기록했다. 다만 3점슛을 3개 던져 1개도 넣지 못하는 등 7득점에 그친 건 옥에 티였다. 브라운 수비도 후반에 해법을 찾았다. 반면 KCC는 오그먼 감독대행 체제 후 첫 패배. 지난 2경기에 비해 공격루트가 단조로웠고, 수비 응집력 약점도 드러냈다.
[한호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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