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한국 축구가 애증의 무대인 아시안컵에서 5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1956년 1회 대회와 1960년 2회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뒤 아시안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서 결승전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처럼 아시안컵에서 우승 한을 풀지 못했음에도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수 많은 득점왕을 배출했다. 조윤옥부터 구자철까지 총 15번의 대회에서 6명이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다. 2019 아시안컵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7번째 득점왕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바로 올해만 33골을 넣은 황의조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알면 아시안컵이 더 재밌다. 황의조가 누구를 넘고, 어디까지 갈지도 흥미롭다.
1960년 아시안컵 득점왕 조윤옥(4골)
한국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안컵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조윤옥이었다. 미드필더였지만, 공격적인 재능이 넘쳤다. 특히 빠른 발과 드리블을 앞세워 상대 수비를 영리하게 요리했다. 1차전 남베트남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린데 이어 이스라엘전에서도 또 2골을 넣었다. 조윤옥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은 3연승으로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972년 아시안컵 득점왕 박이천(5골)
초반 2연패 이후 한동안 아시안컵 우승에서 멀어졌던 한국은 1972년 초호화 멤버로 우승을 노렸다. 이회택, 차범근, 김호곤, 김호 등 훗날 한국 축구 역사에 획을 그은 인물들이 대거 출전했다. 가장 큰 주목은 당시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던 만 18세 차범근이었지만, 아시안컵에서 빛난 선수는 박이천이었다. 그는 조별리그부터 4강, 결승전까지 4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비록 결승에서 이란에 패해 우승은 놓쳤지만, 박이천은 득점왕을 차지했다.
1980년 아시안컵 득점왕 최순호(7골)
1980년 아시안컵에서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은 선수는 최순호였다. 당시 최순호는 185cm의 장신에도 유연함과 결정력을 모두 갖춘 공격수였다. 특히 골문 앞에서 결정력이 탁월했다. 최순호는 역대 아시안컵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한국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아랍에리미트(UAE)와의 조별리그 4차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총 7골을 터트렸다. 다만, 준우승으로 빛이 가려졌다.
1988년 아시안컵 득점왕 이태호(3골)
약관의 황선홍이 등장한 가운데, 1988년 카타르 아시안컵은 이태호가 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에는 김주성, 변병주 등 2골 이상 득점자가 다수 포진할 정도로 득점이 고루 분포됐다. 그 중에서 한 골을 더 넣은 이태호가 최다 득점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태호는 중국과의 4강전에서 멀티골을 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우승에는 실패했다.
2000년 아시안컵 득점왕 이동국(6골)
90년대 사라졌던 스트라이커 계보는 2000년대에 들어 이동국이 이어 받았다. 레바논 대회에는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2년 뒤 한일월드컵 4강 주역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히며 3위에 그쳤다. 하지만 ‘라이언킹’ 이동국은 포효했다. 인도네시아전에서 해트트릭을 작렬시키는 등 총 6골을 몰아쳤다.
2011년 아시안컵 득점왕 구자철(5골)
조윤옥 이후 공격수에게만 허락됐던 아시안컵 득점왕 계보가 ‘전천후 미드필더’ 구자철에게 넘어간 건 2011년 카타르 대회였다. 조광래 감독은 당시 제주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구자철을 전진시키는 일명 ‘구자철 시프트’를 가동했고, 이 모험은 대 성공을 거뒀다. ‘제로톱’ 지동원이 공간을 만들면 구자철이 파고들었다. 조별리그와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에서 총 5골을 넣은 구자철은 대회 ‘깜짝’ 득점왕에 등극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구자철 이후 아시안컵 득점왕은 8년째 나오지 않고 있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선 손흥민이 3골을 기록했지만, 알리 맙쿠트(UAE,5골)에 밀려 득점왕에 실패했다. ‘신데렐라’ 이정협도 2골에 그쳤다. 하지만 2019년 UAE 대회는 득점왕 계보가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감바오사카)가 유력 후보다. 둘 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결정력이다. 기대가 큰 이유다.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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