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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창간인터뷰①에 이어서...
현영은 최근 마이데일리 창간 14주년 기념 인터뷰에 응했다. 1997년 슈퍼모델로 데뷔한 현영은 2004년 KBS 2TV '여걸식스'를 통해 전무후무한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가요계, 방송계, 영화계를 그야말로 종횡무진했던 현영은 그로부터 14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한 활력을 자랑했다. 대신 조금 더 원숙해진 태도로 삶을 맞이하고 있었다.
흔히 인생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기로라고 일컫는 40대가 된 현영이지만 그는 자신의 나이를 반색하며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 아이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12년 3월 금융업 종사자 남편과 결혼한 현영은 이후 1남 1녀를 출산하며 '워킹맘'으로서의 고군분투를 시작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워킹맘'의 세계. 막 돌이 된 둘째 아이 탓에 새벽에도 연속적으로 잠에서 깬다는 현영은 오히려 이를 행복의 방증이라고 표현했다. 동시에 전성기를 향한 일말의 미련도 남기지 않는 그의 모습은 의연해보이기까지 했다.
- 아이 이야기만 하면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그럼요. 아이만 생각해도 웃음이 나와요. (기자를 향해) 엄마가 되어 보시면 알 거예요. 저는 제 아이들을 행복하게 키우고 싶어요. 상처 받지 않는 환경에서 밝고 건강하게요. 그게 제 삶의 이유거든요. 지금까지는 제가 생각한 대로 나름 잘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저도 열심히 배워가고 있어요. 이제 첫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는데 또 열심히 서포트해야죠. 엄마들은 위대해요. 엄마니까요."
- 얼마 전 KBS 2TV '해피투게더4'에 '여걸식스' 특집으로 출연해 오랜만에 동료들과 뭉쳤다.
"너무 반가웠어요. 동창회 느낌이랄까요? 우리끼리 장난치면서 이야기하는데 그 때로 타임머신 타고 돌아간 것처럼 정말 행복했어요. 끝나고 저희끼리 뒷풀이하면서 '우리끼리 프로그램 하나 기획하자'고 말했죠."
- 옛 생각이 많이 났을 거 같은데, 당시의 전성기 시절이 떠오르면서 그립지는 않았나.
"좋았죠. 그 때는 내가 바쁘게 활동한다는 그 즐거움을 누리지는 못했어요. 너무 바쁘니까 사람들의 반응을 느낄 시간이 없었거든요. 그저 스튜디오에서 반복적으로 일만 했죠. 문득 이런 생각은 들어요. '지금도 어머님들이 나를 많이 좋아해주시는데 당시에는 어땠을까' 하면서요. 그걸 못 누린 게 아깝긴 하죠. 그 때 저한테 만능엔터에이너라는 수식어도 붙었어요. 노래, 진행, 방송 다 했으니까요. 어느 직군에 가도 인정해주시고 사랑해주셨어요. 선거 프로그램 진행 경험도 있어요. 활동하면서 누릴 수 있는 건 다 누렸었어요. 참 복 받았어요."
- 오히려 현재의 삶에서 더욱 여유가 느껴진다.
"당연해요. 삶의 행복지수가 훨씬 높아요. 삶을 바라보는 시선의 폭이 넓어진 거 같아요. 20대, 30대, 40대 모두 삶에서 느끼는 게 달라요. 보통 40대가 불혹의 나이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40대로 들어서면서 사사로운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더 삶을 넓게 보게 됐어요. 자연스레 행복이 커졌고요.
- 40대의 행복이라면, 어떤 걸 말하는 건가.
"제 롤모델이 김수미 선생님이에요. 예전에 '안녕, 프란체스카'에 함께 출연하면서 선생님과 붙어 있을 시간이 많았어요. 그 때는 '선생님, 너무 좋아요' 했지 '선생님처럼 되어야지' 하는 생각은 없었어요. 당시 선생님이 사셨던 삶의 폭과 여유까지 제가 느낄 수 없던 거죠. 그저 '이제 30대면 어떡하지? 뭘 하지?' 하면서 걱정이나 했죠. 이제는 선생님처럼 살고 싶어요. 여유가 생겼다는 이야기에요. 어떻게 늙어갈지 여유롭게 고민하는 거요. 내 식구도 더 많아졌고요."
- 매년 자선 기부 행사 '엔젤마켓'을 개최 중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이 듣고 싶다.
"'엔젤마켓'은 봉사활동 중 하나의 이벤트로 시작했던 거예요. 기부금을 마련하는 하나의 연결코드였죠. 그걸 한두 번 하다 보니까 참여하시는 영세업자 분들이 너무 고마워하시더라고요. 그 분들은 본인이 직접 점포를 내고 싶어도 비용 유지가 만만치 않으니까요. '엔젤 코드'가 선순환으로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됐어요.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된 거죠. 실제로 그 곳에 입점하신 뒤로 직접 백화점으로 입점하고 큰 브랜드로 성장한 분들도 계세요."
- 마음만큼 쉽지 않은 게 기부인데 12년 간 뇌성마비복지회에 꾸준히 기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고 들었다. 연예인 최초 아너소사이어티(개인 고액 기부자 클럽) 가입자이기도 하다.
"기부금을 내기도 하고 재능 기부도 해요. 저는 한번 연을 갖게 되면 꾸준히 이어가는 타입이거든요. 처음 뇌성마비 복지회로부터 제안을 받고 갔을 때 아이들을 만나게 되니까 마음이 쓰이고 도와줄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정이 들었죠. 그 곳에서는 '오뚜기 캠프'라고 있는데, 오래 지켜본 친구들이 졸업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 친구들이 저한테 '누나가 보고 싶어서 왔어'라고 말하는데 가족 같더라고요. 식구처럼 정이 많이 들어서 안 가면 꼭 가족 행사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에요.(웃음) 제 둘째 돌잔치 답례품도 그 분들이 직접 작업하신 걸로 드렸죠."
- 10년 뒤의 현영은 어떤 모습일까.
"그 때가 되면 인생을 아우를 수 있지 않을까요. 방송계에서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요. 누군가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뿜어주고,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40대, 50대, 60대, 70대…꾸준히 움직일 거예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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