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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나는 자연인이다’가 이렇게 장수 프로그램이 될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마이데일리가 창간 14주년을 맞이해 자연을 넘어 도시의 아이돌이 된 이승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승윤은 MBN ‘나는 자연인이다’로 중장년층의 아이돌이 된 데 이어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젊은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전폭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
“‘나는 자연인이다’가 금방 끝날 줄 알았어요. 하면서도 ‘재미가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있었고요. 등장인물도 저와 자연인 딱 두 명이잖아요. 그 두 명이서 소소한 생활 방식을 다루는 프로그램인데, 이걸 사람들이 재미있어할까 싶었죠. 얼마 못 가 끝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이 틀렸더라고요. (웃음)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벌써 300회가 넘고 횟수로 7년이 됐어요.”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 초반에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승윤이 아니라 누구라도 그랬을 것. 오지를 찾아다녀야 했고, 처음 보는 자연인과 오랜 시간 같이 있으면서 그들의 마음을 열어야 했으며, 프로그램의 성공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 속 열악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촬영이 쉬울 리가 없었다.
“12회가 넘어가니까 저도 서서히 적응되더라고요. 처음에는 힘들어서 못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바위 위에 앉아 감상하며 ‘좋다’고 생각하고 있더라고요. 그 시점부터는 딱히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어졌어요.”
하지만 시행착오도 있었다. ‘나는 자연인이다’가 첫선을 보였을 때는 시청자도 그랬겠지만 출연자도, 제작자도 이런 프로그램이 생소했던 게 사실. 이승윤은 자연인의 마음을 여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마음을 잘 안 여셨고, 질문에 선뜻 대답을 안 해주셨어요. 초창기에는 1박 2일로 촬영을 했는데 시간을 많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자연인분들과도 더 친해져야 했고요. 그래서 촬영을 2박 3일로 바꾸기도 했어요. 인터뷰 내용이 방송에는 3분에서 5분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데 실제로는 두 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눠요. 그분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제 이야기도 많이 하고요. 그분들에게 다가서는 과정들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2박 3일 동안 시간을 두고 천천히 여유 있게 지내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그런 게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나는 자연인이다’가 유명해지고 프로그램의 취지도 아시다 보니 마음의 문을 잘 열어주시는 것 같아요.”
방송만 7년. 이제는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고 자연에서 삶의 터전을 꾸린 ‘나는 자연인이다’ 키즈가 생겼을 정도다. 그동안 환경도 많이 좋아졌다고. 지금은 1회에 등장해 이슈가 됐던 생선 대가리 카레를 비롯해 개구리 된장찌개, 짱돌찌개, 고라니 생간 같은 이색 음식들이 잘 등장하지 않는 추세.
“요즘은 정말 잘 먹어요. 그래서 많은 시청자들이 ‘이승윤이 초심을 잃었다’라고도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 음식들을 먹고 탈이 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도시 음식을 먹고는 배탈이 나기도 하는데 말이죠. 지금은 완전히 적응이 돼서 초창기에는 일을 하러 가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즐기러 가는 느낌이에요.”
이제는 가족 같은 ‘나는 자연인이다’ 팀. 촬영이 끝난 후 항상 이승윤이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위해 회식비를 낼 정도로 끈끈한 사이기도 하다. 때문에 프로그램이 더욱 사랑받는 것 같다고. “오히려 저보다 스태프들이 더 고생”한다는 이승윤은 “저희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 안에서 같이 고생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더 끈끈하고 돈독해졌어요”라고 밝혔다.
“방송에 나오는 것 외에도 찍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쉴 틈 없이 움직이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다들 좋은 프로를 만든다는 열정으로 움직인다는 게 대단해요. 그러니 저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회식비도 낸다며?) 그분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최근에도 따로 회식을 갖기로 했어요. ‘도시에서 먹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웃음)”
이승윤은 ‘나는 자연인이다’가 지금처럼 큰 사랑을 받게 된 공도 다른 이들에게 돌리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초반에는 자신이 무언가 해야 한다는 부담도 가졌지만 이를 내려놓은 후 프로그램이 더욱 잘 됐다는 것.
“처음에는 (출연자가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 만큼) 저 혼자 이끌어 가는 거였으니까 욕심을 많이 냈어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제가 뭔가를 해야 한다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방송을 보며 ‘이건 그런 프로그램이 아니구나’를 느끼게 됐어요. ‘주인공은 자연인분들이고 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인데 내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시청률도 많이 나오더라고요. (웃음)”
‘헬스보이’가 ‘자연인’이 됐고, 최근에는 산이 아닌 ‘도시방송’에서까지 대활약 하고 있는 이승윤. 그는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에 “그것보다는 묵묵히, 천천히 노를 젓고 싶다”고 밝혔다.
“잘 된다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더 잘돼야겠다고 생각하면 욕심 같아요.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잘했구나, 잘 살았구나 싶어요. 지금도 충분히 만족해요. ‘나는 자연인이다’를 하면서도 느꼈어요.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잘 된다’는 걸요. 그동안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있었고, 5~6년까지는 마니아층에서만 알려졌는데,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까 더 확산이 되더라고요. 뭔가를 바라며 내가 쫓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하다 보면 쫓아오는 것 같아요. 묵묵히 하다 보면 다 따라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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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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