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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최정원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딸, 더 열심히 살게 했죠" [창간인터뷰③]

시간2018-12-02 07:00:02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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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창간인터뷰②]에 이어

뮤지컬 배우 최정원은 무대 위에서 산다. 무대가 곧 그의 삶이고, 작품 속 캐릭터가 곧 그의 인생을 채운다.

현재 뮤지컬 '마틸다'에서 미세스 웜우드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최정원은 그의 인생에 또 한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데뷔 30년 차. 한시도 무대와 자신을 따로 생각해본 적 없다.

최정원은 "무대 위에선 안 보일지 몰라도 공연하는 그 시간에는 공연에만 집중한다. 눈에는 안 보여도 코러스도 하고 많은 걸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마틸다'에서 최정원이 연기하는 미세스 웜우드는 딸 마틸다의 재능을 알아주지 않고 귀찮게 여기며 괴롭힌다. 현실의 최정원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미세스 웜우드와는 딸을 둔 엄마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는 "평상시에 그렇게 살지 않기 때문에 무대에서 너무 재미있다"며 "마틸다 나이였던 때의 내 딸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고백했다.

"사실은 제가 늘 공연을 했기 때문에 딸한테 한 번도 동화책 읽어주고 그런 게 없었어요. 그래서 딸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죠. 하지만 어느 순간 내가 행복해야 아이한테 더 좋을 거란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게 진짜 맞았던 것 같아요. 제 딸이 지금 스무 살인데 '엄마같이 살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엄마는 자기 일을 사랑하면서도 너무 러블리하고 무대에서는 또 완전히 다른 사람 같대요. 딸이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한다는 게 너무 좋죠."

최정원의 딸 수아 양은 어릴 때부터 엄마에 대한 존경심이 남달랐다. 그의 딸이 지금의 마틸다 나이쯤이었을까. 유치원에서 동요, 동시 발표회가 있었던 날 최정원이 유치원을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딸의 친구들은 최정원을 보며 "수아 엄마 오셨다"며 뛰어나왔다. 그때 수아 양은 "수아 엄마 아니야. 이 분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야"라고 소개했다.

최정원은 "잊을 수가 없다. 깜짝 놀랐다"며 "집에 와서는 더 열심히 살고, 공연장에서는 더 전념하자고 생각했다. 수아가 나를 더 열심히 살게 했다"고 털어놨다.

"저희 어머니가 수아를 돌봐주셨어요. 외할머니가 긍정적이고 사랑을 많이 주시다 보니 그 사랑을 다른 사람한테도 표현하는 아이가 됐죠. 저희 엄마가 '넘어지는 걸 안 넘어지게 하지 말고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려주는 엄마가 되자'고 하셨어요. 넘어지면 '무서워'가 아니라 그다음 어떻게 일어나고 어떻게 치료할지 알려주는 거죠. '다치지 않게 뛰지 마' 이런 걸 하지 말자고 다짐했어요.

최정원 역시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넉넉하지 않아도 가난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TV에 나온 스파게티를 먹고 싶어 하는 딸에게 그의 어머니는 라면을 졸여 스파게티 모양의 음식을 만들어줬다.

"당시 스파게티는 굉장히 비쌌는데 엄마가 그렇게 만들어주시니 재밌었다"고 밝힌 최정원은 "돌이켜 보면 엄마가 나를 긍정적이고 감사하면서 살 수 있게 해 줬다"고 말했다.

항상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온 그이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슬럼프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출산 후 복귀할 때 '이게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어'라는 생각에 살짝 슬럼프가 있었다"고 운을 뗐다.

"제가 수중분만하는 모습이 TV로 방송됐잖아요. 출산 후 복귀작으로 '렌트'를 준비하는데 주위에서 '출산한 것을 모두가 알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봤기 때문에 배우로서 인생이 어려울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당시 서른한 살이었는데 '렌트'에서 19세 미미를 연기하니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그때 공연을 보신 분들은 제가 다른 사람인 줄 알았대요. 못 알아볼 정도로 나름 변신을 했거든요."

결국 최정원은 주변 사람들의 걱정도 무대에서 당당히 날렸다. 그의 인생 희로애락이 모두 무대에 담겨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최정원은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생각이다. 마이데일리 역시 그의 무대 위 인생을 꾸준히 응원할 것을 약속했다.

"마이데일리가 창간 14주년을 맞을 때까지 그 안에 공연 소식도 많이 전해주시고 핫하게 써주셨어요. 뮤지컬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저 역시 기사를 읽다가 많이 운 적이 있어요. 배우는 생명이 없는 글자에 숨을 불어넣어서 날아다녀요. 그걸 같이 만들어내는 게 기자분들이라 생각해요. 존경하고 감사해요. 24주년, 34주년 될 때까지 항상 응원할게요. 마이데일리 사랑합니다."

뮤지컬 '마틸다'. 공연시간 160분. 2018년 2월 10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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