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번엔 정말 '이닝이터'를 확보한 것일까.
올해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추락, 와신상담 중인 NC가 새 외국인투수 영입을 발표했다. NC는 지난달 30일 드류 루친스키(30)와 계약을 맺었다.
NC가 루친스키에게 안긴 계약 조건은 연봉 60만 달러, 계약금 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로 총액 100만 달러에 달한다. 외국인선수 상한제 도입으로 총액 100만 달러를 넘을 수 없는 규정을 고려하면 아마도 루친스키는 에이스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무엇보다 루친스키는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현역 빅리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루친스키는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롱릴리프로 뛰면서 32경기에 등판, 35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2패 평균자책점 4.33을 남겼다. 마이애미에 남지 못하고 FA 신분이 된 루친스키는 한국행을 선택했다.
뭔가 오버랩되는 것이 있다. NC는 2017시즌을 앞두고 제프 맨쉽을 영입했다. 맨쉽은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았던 주인공. 맨쉽 역시 불펜투수로 활약했으며 53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한 뒤 NC에 입단했다. 따끈따끈한 현역 빅리거의 입성으로 화제를 모았고 시즌 중반까지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나 용두사미로 끝났다.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 2015~2016년에 선발 등판이 없었던 맨쉽은 사실 시즌 초반에도 6이닝 이상을 버티는데 애를 먹으며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루친스키도 맨쉽과 비슷한 상황. 지난 2년 동안 선발 등판이 거의 없었다.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으로 트리플A에서 37경기에 나왔는데 그 중 선발로 나온 것은 단 2차례였다. 올해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며 48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트리플A에서의 선발 등판 기록도 좋은 편은 아니다. 2015년 LA 에인절스 트리플A에서 5승 7패 평균자책점 6.97, 2016년 시카고 컵스 트리플A에서 뛰면서 7승 15패 평균자책점 5.92를 남긴 것이다.
그러나 NC는 해가 거듭할 수록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선수로 평가하고 전격 영입을 결정했다. 김종문 NC 단장은 "매년 구속이 오르고 있고, 제구와 경기운영 등도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는데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 해 92.8마일(149km)에서 올해 94.3마일(152km)로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이 역시 선발로 나왔을 때 그대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완급조절이 필요한 선발투수이기에 평균 구속은 다소 하락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패스트볼 계열의 투구에 비중이 높아지면서 패스트볼에 의존하는 경향을 탈피한 점이다. 커터가 지난 해(28.4%)보다 올해(35.9%) 상승, 패스트볼(32.5%)을 넘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올해 전까지는 거의 구사한 기록이 없는 싱커 역시 15.5%의 비중을 나타내면서 투구에 요령이 붙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젊은 이닝이터' 영입을 목표로 왕웨이중과 로건 베렛을 영입했던 NC는 두 선수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맨쉽을 영입할 때와 비슷한 접근을 택했다. 실패한 과거의 답습일지, 아니면 새로운 성공의 시작일지는 루친스키의 활약에 달렸다.
[루친스키.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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