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리포트: 흔들린 KB 구한 박지수 호수비·강아정 위닝샷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삼성생명이 흔들린 KB를 주저앉힐 뻔했다. 아이샤 서덜랜드의 깜짝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KB는 경기 막판 다시 무섭게 응집력을 끌어올렸다.

KB는 최근 객관적 경기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 안덕수 감독은 경기 전 "아직 공수에서 더 다듬어야 한다. 이것저것 할 게 많다. 우리은행은 수비와 리바운드 등 기본적인 걸 정말 잘한다"라고 말했다.

역시 핵심은 박지수다. 최근 경기막판이 되면 체력이 뚝 떨어진다. (포스트업을 상대적으로 덜하고 하이포스트에서 패스를 즐기는 이유 중 하나다. 이 부분은 박지수와 KB 모두를 위해 장기적 측면에서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 지난달 29일 우리은행전의 경우, 스크린에 의한 미스매치 유도는 우리은행의 스그니처 플레이. 그러나 박지수가 스위치를 통해 외곽수비까지 하면서 승부처에 힘을 쓰지 못한 경향이 있었다. 안 감독은 박지수에겐 스위치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KB는 경기막판 우리은행 토종 3총사의 패스게임에 의한 정확한 오펜스, 크리스탈 토마스의 높이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역방어와 맨투맨 역시 구멍이 있었다. 공격에선 턴오버가 잦았다. 안 감독이 시즌을 치르며 팀을 좀 더 정비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

결국 KB는 실전서 많은 멤버를 쓰면서, 부작용을 겪으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오랜만에 스타팅으로 기용한 심성영은 돋보였다. 심성영은 염윤아와 달리 패스보다 외곽슛과 속공에 강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잘 맞았다. 심성영이 외곽에서 활로를 뚫었고, 박지수의 공수 공헌을 앞세워 근소한 리드를 점했다.

2쿼터에 들어온 김민정도 특유의 많은 활동량을 앞세워 팀에 공헌했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골밑 컷인 득점이 돋보였다. 패스 센스가 있는 염윤아, 박지수 등의 재능이 더해진 결과. 염윤아는 3쿼터에 스크린을 활용한 팀 오펜스로 또 다시 활로를 뚫었다.

상대적으로 카일라 쏜튼이 묶였다. 아이샤 서덜랜드가 박지수를 막지만, 1번부터 4번까지 막을 수 있는 김한별이 쏜튼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쏜튼은 3쿼터 막판부터 갑자기 살아나며 몰아쳤다.

삼성생명은 경기를 잘 했다. 김한별이 쏜튼 수비를 잘 했고, 이주연, 윤예빈 등도 팀 오펜스에 잘 적응했다. 결정적으로 서덜랜드에게 '그 분'이 왔다. 더블클러치 레이업슛을 수 차례 선보이는 등 골밑 파괴력에서 박지수에게 밀리지 않았다. 박지수의 수비력이 나빴던 게 아니라, 서덜랜드의 공격력이 돋보였다.

삼성생명은 박하나와 윤예빈의 3점포, 배혜윤의 중거리포 등 4쿼터에 팀 오펜스를 정교하게 끌어올렸다. 상대적으로 KB는 살아난 쏜튼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수비 응집력도 흔들렸다. 혈투 속에서 승부처에 돌입했다.

경기종료 1분49초전. 강아정의 포스트업을 수비하던 박하나가 5반칙 퇴장했다. 그러나 느린 그림상 파울성 플레이는 없었다. 이후 1분32초전 서덜랜드가 엄청난 공격리바운드 응집력을 선보였다. 골밑 득점으로 2점 리드. 이어진 수비에서 이주연이 강아정을 철저히 마크, 24초 바이얼레이션을 유도했다.

55.9초전. 배혜윤이 염윤아에게 포스트업을 했다. 미스매치 상황. 옆에 있던 쏜튼이 접근했다. 정황상 파울은 아니었으나 수비자파울 선언. 배혜윤이 자유투 1개를 넣었다. 이후 김한별이 쏜튼의 돌파를 기 막히게 긁어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삼성생명의 3점 리드.

그러나 이후 반전이 일어났다. 삼성생명은 38초전 이주연이 3점 오픈 찬스를 잡았고, 불발됐다. 사실 좀 더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공격운영 미숙이 드러난 대목. 그러자 KB는 곧바로 쏜튼이 속공 드라이브 인으로 득점했다.

1점 앞선 삼성생명의 공격. 이번에는 철저히 시간을 활용했다. 8초전. 배혜윤이 왼쪽 엔드라인을 판 뒤 골밑 슛을 던졌으나 박지수가 파울 없이 호수비했다. 이 부분 역시 삼성생명의 실책이었다. 결과적으로 24초 바이얼레이션에 걸려 수비를 셋업하는 게 나았다.

염윤아의 천금의 리바운드. 곧바로 심성영에게 연결했고, 강아정이 좌중간에서 종료 직전 던진 3점슛이 림 통과. KB의 80-78, 극적인 2점차 승리. 4쿼터 경기력이 파도를 쳤지만, 일단 연패 위기서 벗어나면서 구사일생했다. 그러나 객관적인 측면에서 여전히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상대적으로 경기막판 삼성생명의 운영이 미숙했다.

[강아정.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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