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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가수 이수영.
'I Believe'(1집), 'Never Again'(2집), '그리고 사랑해'(3집), '라라라'(4집), '덩그러니'(5집), '휠릴리'(6집), '그레이스'(7집), '단발머리'(8집), '내 이름 부르지마'(9집)에 이르는 이수영의 화려한 발자취는, 구태여 부연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그 존재감을 알만하다.
2000년대. 부침이 심한 가요계에서 정규 9집까지 발표하며 두각을 드러낸 여성 발라드 가수가 거의 없었기에, 그 시절 이수영이 얼마나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는지도 가늠이 간다.
이수영이 오는 2019년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연관검색어에 '이수영 근황'이 오를 만큼 가수로서 오랜 공백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물었다. 새 앨범에 대해.
마이데일리 창간 기념에 맞춰 만난 이수영은 "나름대로 사부작사부작 하고 있다"며 신곡 발표 계획을 귀띔했다.
-가수 이수영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죄송하다. 음악만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 했었는데 사실 그게 아니었다. 음악을 하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는데 10년이나 걸렸다. 본명인 이지연도 버리고, 모든 걸 뒤로하고, 이수영만을 위해 살았다. 고등학교 때 발탁 돼 10년을 보낸 뒤 가장 먼저 맞닥뜨린 게 사기였다. 이후 평범함을 살아내는 걸 배웠고 지금은 조금 더 자연스럽게 음악에 녹아들 수 있게 된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나를 꺼내볼 필요가 있겠더라. 진짜 나의 모습을 보여주게 될 때 대중성과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다. 근데 지금도 나를 안 꺼내는 건 안 되는 일인 것 같다. 20년 전엔 나에 대해 잘 몰랐다. 그때는 뭘 해도 대중적이었다. 그 중심에 내가 서 있었고 유행이 뭔지 알 필요가 없었고 내 친구가 유행이었으니까. 어떤 곡이 됐든 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신곡이 더 궁금해진다.
"이별 노래, 슬픈 노래 전문이었다. 안 슬픈 것도 슬프게 만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슬프지가 않다. 많은 선배 가수들이 삶에 대해 이야기하듯 나도 내 나이에 맞는 이야기를 잘 풀어내고 싶다. 물론 이수영의 목소리로 부르면 안 슬플 수가 없을 것이다. 다만 처절하게 슬프진 않을 것 같다."
-인생에서 지금이 가장 행복한가.
"그렇다. 가정을 갖고 내 삶이 생기고 그런 것들이 나를 따뜻하게 했다. 일을 못하면 죽는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뒤늦게야 알았다."
-가수에서 DJ로 여전히 목소리로 팬들과 만나고 있다. 얼마 전 CBS 음악FM '이수영의 12시에 만납시다' 진행 1주년도 맞았다.
"데뷔해서 라디오 DJ와는 인연이 늘 있었는데 지금이 제일 편하다. 음악FM이라 더 그런 것 같다. 누군가를 말로서 웃게 하고 기쁘게 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나서부터는 편안함 속에 위로를 더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DJ를 맡고 호불호가 있었다. 20여 년 방송 경력에 가장 큰 경험이 됐다. 그간 악플도 많이 없었고 좋은 평가에 늘 익숙했던 사람이다. 뒤늦게나마 내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시며 사과하시는 분들도 더러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
-이수영 하면 '발라드의 여왕' 다음으로 '끼'가 생각난다. 특별히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나.
"'아는형님' 왕팬이다. 그쪽에서 나를 원하지 않을 수 있지만.(하하) 너무 재밌게 보고 있어서 나가게 된다면 시키는 것은 다 할 수 있다. 과거엔 예능에서 춤 추는 것까지도 관리가 들어왔는데 지금은 그렇게 못 막으니까.(하하)"
-10년뒤엔 또 어떤 모습일까.
"50살이다. 하루하루 잘 살아내려 한다. 나이가 더 적었을 때는 10년뒤를 자주 내다봤는데 지금은 오늘 하루 잘 살아내는 게 목표가 됐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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