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몸싸움도 과격하고 트랜지션도 빠르지만, 적응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외국선수 샤이엔 파커는 1순위 외국선수치고 임팩트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멤버구성상 파커는 강이슬과 함께 원투펀치다. 실제 에이스의 최고 덕목은 팀 승리를 이끄는 능력이다. 하나은행은 12일 KB전 직전까지 단 3승.
파커가 그동안 에이스로서 2% 부족했던 건 맞다. 실제 파워를 제외하면 그렇게 기술이 돋보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중거리슛이나 피딩 능력도 돋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힘이 좋다. 일단 골밑에 자리를 잡으면 WKBL 대부분 빅맨을 상대로 쉽게 밀리지 않는다. 장, 단점이 명확한 스타일.
팀 성적이 하위권인 건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좋은 가드진을 보유했지만, 파커와 인&아웃 게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건 100% 파커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 수비조직력, 국내선수들의 득점력 역시 기복이 심했다. 때문에 파커의 능력 발휘와 무관하게 팀이 승패를 반복한 측면도 있었다.
통상적으로 여자선수들은 남자선수들에 비해 심리적으로 예민하다. 좋지 않은 사이클을 극복하고 치고 올라가는 과정이 힘겹다. 하나은행 국내선수들도, 파커도 마찬가지. 파커는 WNBA 시카고 스카이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자 곧바로 입국, 하나은행 선수단에 가세했다.
6개 구단 외국선수 중 가장 먼저 팀에 합류하면서 WKBL 적응에 들어갔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우리은행과 함께 팀 운동시간이 가장 길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위해 7월부터 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을 하고 있었다. 생선과 초밥만 먹었다.
WKBL 특유의 터프한 몸싸움, 불안정한 파울 콜 등에도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파커 역시 "WKBL은 몸싸움도 심하고 심판의 파울 콜 적응도 쉽지 않다. 팀 훈련량도 많다. 그래도 적응하려고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최근 식습관을 바꿨다. 소고기와 닭고기를 조금씩 먹으면서 힘을 낸다. 그리고 개인연습을 꾸준히 한 효과를 본다. 센터 출신 정진경 코치, 외국인 기술고문 카렌 미첼의 도움을 받는다. 특히 미첼 기술고문은 2년 전 시카고 스카이 코치였다. 파커를 매우 잘 안다. 비 시즌 스킬트레이닝을 하며 하나은행과 파커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였다.
파커는 "감독님이 개인연습을 할 시간을 줬다. 포스트 무브와 트랩을 들어올 때에 대한 대처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목은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이지만, 꼭 필요하다. 골밑에서 자리를 잘 잡고, 효과적으로 움직여야 팀 오펜스의 효율성이 올라간다. 하나은행처럼 국내선수들의 경험이 적은 팀에선 더더욱 중심을 잡는 빅맨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파워가 좋지만, 그것만으로 다 되는 건 아니다. 상대의 트랩 역시 파커가 극복해야 할 부분.
파커는 "개인연습을 하면서 멘탈을 바로 잡았다. 중국에서도 뛰었는데, 한국이 훨씬 더 빠르다. 특히 박지수는 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말했다. 그런 박지수와의 매치업에서 힘으로 압도하며, 박지수를 5반칙 퇴장으로 내몰았다.
또 하나. 최근 파커의 어머니가 방한, 3경기 연속 하나은행 경기를 봤다. 3일 입국했고, 16일까지 머무른다. 파커는 "어머니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지난 2경기에 져서 미안했는데,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려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심리적 안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다.
여전히 파커는 기술적으로, 팀 오펜스 측면에서 불안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좀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 이환우 감독은 "파커가 잘 적응할 수 있게 좀 더 잘 도와야 한다"라고 말했다. 파커는 "한 경기에 못했다고 해서 기분이 다운되거나,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계속 WKBL에 적응하겠다"라고 말했다.
[파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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