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미국에서 정식 코치로 활약 중인 홍성흔 코치가 나성범(NC)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홍성흔 코치는 지난 2016시즌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가 인턴 코치를 거쳐 마침내 메이저리그 정식 코치가 됐다. 맡고 있는 보직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산하 마이너리그 루키 팀의 타격 및 배터리코치로 어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미국 시스템을 습득 중이다.
지난 주말 열린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국내서 잠시 휴식을 갖고 있는 홍 코치를 만날 수 있었다. 홍 코치는 “어학원을 열심히 다니고 있다. 생활 회화는 되는데 아직 전문 용어에서 막히는 부분이 많다. 영어 공부와 함께 몸도 같이 만들고 있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한국에 있을 때보다 더 날카로워진 턱선으로 미국 생활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홍 코치는 “체중이 12kg이 빠졌다. 미국에서는 살이 찌면 선수들과 함께 움직일 수 없다. 루키 팀이라 새벽부터 같이 뛰고 움직여야 한다”라고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홍 코치는 2년의 미국 생활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국내와의 가장 큰 차이는 지도 방식이었다. “미국에선 나이와 경력은 중요치 않다”라고 운을 뗀 홍 코치는 “미국은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 선수가 먼저 코치에게 다가오게 만들어야 한다. 선수가 많이 다가오는 코치가 유능한 코치다. 그래서 미리 선수를 면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심리적인 부분도 신경 쓸 수 있다면 그건 베스트다.
홍 코치는 이어 “내가 이런 시스템 없이 야구를 18년이나 한 게 신기하다. 한국에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대단한 것이다”라며 “한국은 아직까지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하다. 미국은 정말 섬세하게 접근한다”라고 느낀점을 덧붙였다.
홍 코치는 이제 선수들에게 지도를 할 정도의 영어 실력은 갖췄다.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현지 관계자들 및 선수단의 신뢰도 얻었다. 홍 코치는 “나는 기동력으로 승부한다. 남들보다 일찍 나가고 늦게 퇴근하는 게 미국에서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라고 뿌듯해했다.
홍 코치는 한국에 있는 후배들을 향한 바람도 남겼다. 핵심은 해외 진출이었다. 한국은 김현수, 박병호, 이대호, 황재균 등을 끝으로 메이저리거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홍 코치는 “후배들의 미국 진출이 거의 막힌 상황이다. 예전에 우리가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박찬호 같은 큰 무대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이 많아서였다. 국제 대회였지만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해외에 진출하는 선수들이 다시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홍 코치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로 나성범을 언급했다. NC에서 KBO 대표 외야수로 자리매김한 그는 내년 시즌이 끝나고 미국 진출을 노릴 수 있다. 최근에는 대형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사단에 합류했고, 올해 마산구장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찾아오기도 했다.
홍 코치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원래 발이 빠른 선수인데 장타력에 신경 쓰느라 몸을 많이 불렸다”라며 “체중을 감량하고 정교함을 늘리는 등 단점을 보완한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홍 코치는 올해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왕을 쓸어 담은 ‘슈퍼루키’ 강백호(KT)를 향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스윙을 보고 놀랐다. 요즘 스윙의 대세는 힘보다 방망이 헤드를 이용한 부드러운 스윙인데 어린 선수가 그런 스윙을 하는 걸 보고 놀랐다”라고 말했다.
홍 코치에게 끝으로 한국에 언제 돌아올 예정이냐고 물었다. 그는 “미국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싶다. 욕심이 많다”라며 “2년 만에 파악하는 건 무리다. 최대한 선진야구 시스템을 많이 배워서 한국으로 오고 싶다”라고 의욕에 찬 눈빛을 보였다.
[홍성흔. 사진 = 고척돔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