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북 치고 장구 친 김단비, 가볍게 극복한 OK저축은행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가 트리플더블급 맹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의 골밑 장악, 팀 오펜스, 팀 디펜스가 돋보였다.

김단비는 20일 OK저축은행전서 바빴다. 득점, 어시스트에 리바운드, 수비까지 챙기며 사실상 홀로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그 자체가 신한은행의 조직력이 무너졌다는 증거다. 코트에 있는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사실상 공수에서 전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수비전으로 승부를 건다. 이날 역시 스위치디펜스와 지역방어, 하프코트 존 디펜스 프레스 등 다양한 수비를 펼쳤다. 신한은행은 3쿼터 초반 OK저축은행의 지역방어에 크게 고전하며 승기를 건넸다.

신한은행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다미리스 단타스가 공을 잡으면 자신타 먼로가 막고 곽주영이 더블팀을 들어갔다. 그러나 단타스가 진안에게 두 차례 좋은 어시스트를 건네며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로테이션은 실종됐다. 1쿼터 중반 먼로가 단타스를 1대1로 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 파워와 기술 모두 단타스에게 달리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OK저축은행은 단타스가 골밑을 장악하는 동시에, 안혜지가 그 장점을 적극 활용했다. 신장이 작고, 수비력이 돋보이지 않고, 외곽슛도 정확하지만 패스센스 하나는 WKBL 탑클래스다. 단타스에게 잇따라 정확한 패스를 건넸고, 단타스는 직접 마무리하거나 국내선수들을 철저히 활용했다.

2쿼터에는 구슬의 외곽포도 터졌다. 신한은행이 단타스에게 더블팀을 하면서 골밑으로 수비가 좁혀졌고, 외곽의 구슬에게 많은 찬스가 났다. 기복이 심한 구슬은 이날 슛 감각이 좋았다. 신한은행은 로테이션이 좋지 않았다. 스크린에 걸리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정상일 감독은 3쿼터 초반 지역방어로 승부를 걸었다. 2-3 지역방어를 변형한 수비였다.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무리하지 않고 많은 움직임을 가져갔고, 적극적인 패스로 동료의 참여를 독려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심지어 OK저축은행은 단타스가 외곽으로 나오고, 진안이 골밑에 들어가면서 미스매치 공격을 시도, 재미를 봤다. 먼로는 단타스의 외곽공격을 제어하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경기초반 김소담이 빠진 뒤 진안을 기용해 대성공했다. 진안은 본래 수비력이 좋지 않아 긴 시간 활용되지 못한다. 그러나 이날 정 감독의 과감한 선택이 성공했다.

그렇게 3쿼터 막판 급격히 스코어가 벌어졌고, 4쿼터에도 반전은 없었다. 신한은행은 공수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3연패를 이어갔다. 15일 삼성생명에 20점차 대역전패를 당할 때에도 4쿼터 초반 상대 스크린에 대한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고, 3점슛 폭탄을 맞았다. 이날 똑같은 문제가 반복 노출됐다. 23점 14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북 치고 장구까지 친 김단비조차 경기막판 더블드리블을 범하는 등 수렁에 빠졌다. 먼로는 23점을 뽑았으나 리바운드와 골밑 장악력에서 단타스에게 판정패했다. OK저축은행의 88-77 완승.

OK저축은행은 신한은행의 좋지 않은 경기력에 의한 반사이익을 봤다. 그러나 단타스가 착실히 골밑을 공략한 점, 진안과 단타스의 적절한 스페이스 게임, 안혜지의 패스워크를 극대화한 움직임, 다양한 수비변화가 돋보였다. 3연패를 끊으면서 공동 4위.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즌을 이어간다.

[OK저축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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