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역대급 '댕벤저스'의 출격이다. 영화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21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CGV에서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가 열려 오성윤 감독, 이춘백 감독을 비롯해 배우 도경수(엑소 디오), 박소담, 박철민이 참석했다.
'언더독'은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가 개성 강한 거리의 견공들과 함께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위대한 모험을 그린 영화로, 보편적인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다.
지난 2011년 220만 명을 동원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이춘백 감독의 7년만의 차기작인 만큼 '언더독'은 베일을 벗기도 전부터 뜨거웠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초청되는가 하면, 한국 영화 최초로 제5회 실크로드 국제영화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7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돼서 흥분되고 기분이 좋다"던 오성윤 감독은 "감개무량하다. 영화를 이렇게 오래 만들어도 되나 싶었다. 대중예술을 하려고 들어왔는데, 긴 세월을 거쳐서 영화를 만들고 선보이게 됐다. 굉장히 긴장되고 기대가 된다"고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우연히 SBS '동물농장'을 시청하다가 제작을 결심했다는 오성윤 감독은 "늦잠 자다가 잠결에 봤다. 동물 유기견 보호소였다. 그 안의 수많은 개들이 갇혀있었고 순식간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사를 해 보니, 10일 안에 입양이 안 되면 죽을 운명이라더라. 그래서 10일이라는 타임프레임 안에서 어떻게든 이 아이들을 탈출시켜야겠다 싶었다"라고 영화의 시작점을 설명했다.
그려먼서 "이춘백 감독은 반려인이라 시나리오 말미에 의견 충돌이 있었다. 자유를 찾아나간다는데, 개들의 행복이 그게 다일까 싶었다. 애완견으로 자란 개들에게는 또 다른 행복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균형을 맞추면서 많이 싸우기도 하고 시나리오를 완성했다"라고 노력을 밝혔다.
이춘백 감독은 "개들이 워낙 사람을 향해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지 않나. 그 개들이 주인에게 버림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무한정 기다리는 걸 보면 너무 안타깝다.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주체적으로 자기 행복을 새롭게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그 개들에게 있었으면 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또한 앞서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선녹음-후작업' 방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오성윤 감독은 "이번 선녹음은 더욱 본격적인 선녹음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마당을 나온 암탉' 때는 콘티, 비디오를 보고 했는데 그 그림에 따라오는 게 저는 싫었다. 제가 원한 건 배우들이 캐릭터를 만들어내서 자유 연기하는 걸 그려내고 싶었다. 방식이 완전히 달랐다. 그림을 제공해주지 않고 오로지 시나리오만 가지고 연기하셔서 더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더 자연스러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순수하지만 모험심 강한 신참 댕댕이, 뭉치 목소리를 연기한 도경수는 "처음 애니메이션을 녹음해봤다. 녹음실은 익숙하지만 낯설더라"라면서 "힘든 점도 있었다. 녹음을 처음 하는 것이지 않나. 보고서 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에 갇혀있지 않고 제가 편한 대로 할 수 있어서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도경수는 "느낌이 너무 달랐다. 선녹음을 한 뒤에 감독님이 제 얼굴을 보시고 그림을 완성한다. 저도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니 뭉치가 마치 저인 것처럼 표현이 됐다. 너무 신기했다"라고 전했다. 오성윤 감독은 "디자인 후에 캐스팅을 진행한 건데, 녹음을 하면 할수록 너무 닮았더라. 성격도 정말 닮아서 캐스팅을 너무 잘했구나 싶었다"라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사람들을 피해서 숲속에서 살고 있는, 까만 털로 뒤덮인 밤이 역을 맡은 박소담 역시 "표정을 보이지 않고 목소리로만 잘 전달이 될까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과하게 해야 하면서도 너무 과하면 안 됐다. 중간 지점을 찾으면서 감정 전달을 하는 부분이 어려웠다"며 어려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갇혀있지 않고 제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던 부분이 더 컸다. 무언가를 보고 입을 맞추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제 감정을 가져가고 다양한 걸 시도해보려고 하는 게 처음인데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목소리적인 부분에서 밤이가 가진 카리스마적인 목소리와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 어려웠지만 잘 이끌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박소담은 "저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데, 강아지라는 존재 자체가 가만히 있기만 해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이 시나리오를 보고 여기에 나오는 강아지들이 각자 아픔이 있지만 서로 함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받는 것에 엄청난 감동을 느꼈다. 인간인 나도 강아지가 옆에 있어줄 때 포근함과 편안함을 느끼는데, 친구들이 모였을 때 얼마나 힘이 됐을까 하는 감동을 받아 벅찼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박철민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달수에 이어 다시 한번 오성윤 감독과 재회, '언더독'에서 활력을 불어 넣는 짱아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짱아가 아주 원초적이고 본능에 살아있는 개다. 그런 부분들이 저와 아주 닮은 것 같다"면서 "많은 동료들이 자유를 향해서 가는데, 짱아는 인간의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런 면에서 매력이 있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개성 있는 연기력으로 밤이(박소담)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사냥꾼으로 분한다. 그는 "더빙이라는 게 소리에도 액션이 필요하다. 그래서 액션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림이 굉장히 섬세한데 그 부분이 조금 힘들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특히 사냥꾼은 액션 장면이 많아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성윤 감독은 "'어린이'도 볼 수 있는 가족영화다"고 강조하며 "'언더독'을 '마당을 나온 암탉'처럼 한국 애니메이션을 확 띄울 수 있는 좋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도경수는 "나에게 용기를 주는 아주 행복한 애니메이션", 박소담은 "내게 위로와 가슴 떨림을 주는 영화"라고 말하며 '언더독'을 향한 애정을 과시했다.
오는 2019년 1월 16일 개봉.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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