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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보여줄 수 있죠."
삼성생명 윤예빈은 박혜진(우리은행)의 뒤를 이어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장신가드로 성장할 재목으로 꼽힌다. 국내 여자농구에 신장 180cm 자체가 메리트다. 180cm대 빅맨도 많지 않다. 하물며 180cm 가드의 등장은 축복이다.
신장 대비 스피드가 준수하다. 드라이브 인과 외곽슛, 패스능력을 고루 갖췄다. 온양여고 시절부터 초고교급으로 각광 받았다. 다만, 오른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한동안 고생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과감하게 윤예빈을 택했다.
그만큼 윤예빈에 대한 기대와 확신이 있었다. 지난 두 시즌간 STC에서 재활했고, 올 시즌 출전빈도를 높였다. 삼성생명의 기대대로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사실상 이미선 코치의 뒤를 잇는 삼성생명 주전 1~2번을 예약했다.
몸 상태가 좋아지면서, 서서히 잠재력을 발휘한다. 17일 KB전의 경우 자신에게 스크린을 걸고 45도 지점으로 빠지는 양인영에게 정확하게 연결, 중거리포를 돕는 장면과 과감한 드라이브 인, 속공 마무리가 돋보였다. 33분간 14점을 뽑아냈다.
임근배 감독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아직 어리고, 갖고 있는 포텐셜이 있다. 몸 상태가 작년보다 많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해 순간순간 당황하는 경우가 있다. 그걸 털어내야 한다. 좀 더 여유를 가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상대의 강력한 압박이나 기습적인 트랩에 대처하는 부분, 승부처에서의 효과적인 공격옵션 선택 등을 의미한다. 실전을 통해 더 많은 경험을 쌓고, 부작용을 극복하며 발전해야 한다. 21일 우리은행전서는 4점으로 부진, 기복을 드러냈다.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시간은 윤예빈의 편이다. 이제 겨우 21세다. 한 농구관계자는 "지금부터 꾸준히 경험을 쌓으면 박혜진 같은 대형가드로 성장한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수비는 개선이 필요하다. 임 감독은 최근 경기도중 윤예빈의 수비를 많이 지적한다. 발이 빠른데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쫓아가지 못하는 건 수비에 필요한 스텝에 수정할 부분이 있다는 뜻. 임 감독은 "심성영이 드리블을 치는데 옆에서 쫓아가기만 하면 수비가 못 이긴다. 그 부분을 지적했다. 공격수 앞으로 쫓아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인상적인 건 마인드가 좋다는 점이다. 윤예빈은 "체력이 많이 좋아진 걸 느낀다.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뛰는 정신력이 좋아졌다.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비 시즌에 언니들과 꾸준히 맞추며 준비했고,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감독님, 코치님이 믿어준다"라고 말했다.
가장 인상적인 코멘트는 "아직 더 보여줄 수 있다"다. 구체적으로 "속공을 할 때 동료에게 더 빨리 연결하고, 1대1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연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농구의 핵심인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얼리오펜스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또 하나. 윤예빈은 "신장이 크니까 리바운드를 더 많이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결국 체계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밸런스 운동을 통해 리바운드를 잡기 위한 몸싸움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몸싸움에 의한 스페이스 게임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라도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근력 향상이 필요하다. 그는 "비 시즌에 밸런스 훈련을 많이 했다. 하체가 흔들렸는데 밸런스가 잡히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한별은 "윤예빈은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 공격 모두 가능하다. 한계를 두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그러자 윤예빈은 "한별 언니가 외국선수보다도 활동량이 많다. 경기가 끝나면 잘 안 된 부분도 말해주고, 잘 된 부분도 말해준다. 언니를 믿고 따른다"라고 화답했다.
[윤예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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