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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마리 퀴리'가 퀴리 부인 아닌 마리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났다.
뮤지컬 '마리 퀴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마리 퀴리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 마리 퀴리가 아닌, 자신의 연구가 초래한 비극에 좌절하지만 그에 정면으로 맞서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 실존 인물인 마리 퀴리의 생애에 상상력을 더해 재탄생시킨 팩션 뮤지컬이다.
마리 퀴리는 라듐을 발견한 천재 과학자. 1903년 노벨물리학상, 1911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노벨상을 두 번 수상한 최초의 과학자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마리 퀴리의 인생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민자, 여성인 그는 시대의 편견을 이겨내며 실험을 해야 했다. 남편 피에르 퀴리와 오랜 연구 끝에 방사성 원소 라듐을 발견해 노벨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뒤에도 그는 자신의 이름 '마리 퀴리'가 아닌 '퀴리 부인'이라 불렸고, 이민자의 편견을 견뎌내야 했다.
이에 뮤지컬 '마리 퀴리'는 퀴리 부인이 아닌 마리 퀴리의 인간적인 고뇌와 아픔을 이겨내는 정신력에 집중했다. 팩션 뮤지컬이긴 하지만 마리 퀴리가 갖고 있는 서사가 매우 흥미로운 만큼 인물의 업적과 내면을 그려내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재미가 높아진다.
실험이라는 매력에 빠져 불타 오르는 마리 퀴리의 순수한 열정이 돋보이는 가운데 마리 퀴리의 고뇌도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부분. 자신의 과학 업적인 라듐으로 인해 생기는 유해성을 마주한 그의 고뇌가 한 인물에 다가가는데 있어 입체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만든다.
최근 여자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 다수 제작되는 가운데 '마리 퀴리' 역시 그간의 작품에서 다루지 않았던 마리 퀴리라는 인물, 여자 원톱 주인공을 내세운 것에 의미가 있다. 물론 '여자'라는 것에 무게를 두지 않고, 한 사람의 일생에 더 초점을 맞추지만 시대적 배경과 마리 퀴리가 견뎌야 했던 편견들을 고려했을 때 여자 원톱 작품은 의미가 남다르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라듐과 관련된 가상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때문에 중반부부터는 마리 퀴리 뿐만 아니라 가상의 인물 안느, 루벤의 비중이 크다. 팩션 뮤지컬의 장단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팩션 뮤지컬인 만큼 가상의 인물과 이야기는 당시 실제 상황을 전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당시 상황에 대한 접근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것. 그러나 중반부 이후 마리 퀴리라는 인물에 대한 몰입도를 다소 떨어트린다.
이 가운데 조연인 조쉬 역 김아영, 아멜리에 역 이아름솔, 폴 역 장민수 단 세명이 꽉 채우는 무대가 흥미롭다. 이들은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를 가창과 무용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해내 작품의 재미를 높인다. 마리 퀴리 역 김소향, 피에르 퀴리 역 박영수, 루벤 역 조풍리도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을 자랑한다.
무대 활용도 및 조명은 단순하지만 작품의 몰입도를 높이는데 일조한다. 다만 넘버는 조금 아쉽다. 라이브 연주는 훌륭하지만 강렬하게 귀에 박히는 넘버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넘버만 조금 보완한다면 마리 퀴리를 다뤘다는 것만으로도 강렬하게 남을 작품이 분명하다.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시간 100분. 오는 6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뮤지컬 '마리 퀴리' 공연 사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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