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이름은 장미', 본격 대리 효도 영화…유호정 "엄마가 그리워져" [종합]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가 엄마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며 무심히 지나친 것들에 관한 소중함을 일깨우고, 가슴 저릿한 감동을 자아냈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조석현 감독과 주연 유호정, 박성웅, 오정세, 채수빈,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등이 참석했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홍장미(유호정)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의 감추고 싶던 과거가 강제 소환당하며 펼쳐지는 반전 과거 추적 코미디물이다.

조석현 감독은 "영화의 시작은 초등학생 때 접한 어머니 사진에서부터다. 그 사진엔 수상스키를 타고 있는 어머니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겨 있었다"라며 "저희 집 형편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어린 나이지만 어머니가 나의 뒤치다꺼리를 해주는 존재라고만 생각했기에, 몰랐던 어머니의 젊은 시절을 본 것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엄마를 위한답시고 엄마는 왜 그렇게 사냐며, 엄마 인생 살라고 말했던 기억도 있다"라며 "이 이야기 전체는 어머니께 잘못했던, 무례했던 자식이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유호정은 반전 과거를 감춘 채 하나뿐인 딸 현아(채수빈)를 위해 씩씩하게 살아가는 홍장미 캐릭터로 분했다.

그는 "지금은 나도 두 아이의 엄마이지만 홍장미를 연기하는 내내 돌아가신 저희 엄마 생각이 들더라. 우리 엄마도 날 키울 때 이런 느낌이었구나 하면서 공감이 많이 됐다"라며 "내가 조금 일찍 이 영화를 했다면, 엄마에게 기쁨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들었다. 엄마가 너무 그리워졌다"라고 캐릭터에 푹 빠진 모습을 엿보게 했다.

이어 유호정은 "여러분과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에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두 남자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것도 좋았다"라며 "'그대 이름은 장미'는 부모님에게 효도할 수 있는 영화다. 스태프들도 이 영화를 보더니 다들 엄마한테 잘해야겠다고 하더라"라고 자신 있게 내세웠다.

채수빈은 발랄한 여고생 현아 역할을 맡아 유호정과 현실 모녀 케미를 발산했다.

그는 "엄마와 딸이 주는 감동 포인트가 마음에 와닿았다"라며 "따뜻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선배 유호정에게 극찬을 받기도. 유호정은 채수빈에 대해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다. 현장에서 그 모습에 반했었다. 정말 마음으로 예뻐했다. 덕분에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박성웅은 극 중 명환 캐릭터를 연기했다. 젊은 시절 장미와 사귀던 사이로, 오랜 시간 떨어져있다 갑자기 그녀의 앞에 나타나며 감추고자 했던 과거를 강제 소환하는 인물이다. 해외 유학파 출신의 유명 대학병원 의사이지만, 감출 수 없는 허당끼로 시종일관 웃음을 터지게 한다.

그는 "한창 센 역할을 많이 하고 있을 때 이 작품을 제안받았다. 의문이 들면서도 도전 정신이 들더라. 또 감독님이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와서 시나리오를 주셨다. 감독님의 순수한 열정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박성웅은 "그간 멜로 연기를 몇 차례 했었지만 피가 안 나오는 멜로는 처음이었다. 잔잔한 느낌이 좋았다"라고 얘기했다.

오정세는 순철로 분해 활약을 펼쳤다. 그는 홍장미와 함께 아이돌 데뷔를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20년째 '남사친'으로 장미의 곁을 지키는 지고지순한 순정파 역할을 완벽 소화했다.

오정세는 "자극적인 캐릭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감동, 웃음이 쌓여지는 게 좋았다"라며 "우리 어머니에게서도 볼 수 있는 장미 역할을 옆에서 든든히, 묵묵히 부담 안 되게 사랑해주는 인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어린 홍장미 역의 하연수는 "제가 감히 유호정 선배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는 것이 죄송스럽고 걱정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데뷔 초에 했던 뮤직드라마 경험을 토대로 감독님과 함께 캐릭터에 대해 치밀한 상의 끝에 기회를 잡게 됐다. 그래서 젊은 시절 장미의 춤, 노래에 대한 열정과 발랄한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그는 "사실 유호정 선배님의 딸 역할인 현아 캐릭터가 탐 났었다. 따뜻한 모녀 관계를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오늘 영화를 보고 대리만족을 했다. 감동해서 많이 울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린 순철 역의 최우식은 "제가 생각하는 젊은 순철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지팡이' 혹은 '키다리 아저씨'다. 홍장미가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역할이라는 점이 좋았다. 유쾌함도 있어서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 굳이 러브라인 없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로서 나오는 게 예뻐 보였고 끌렸다"라고 밝혔다.

어린 명환 역의 이원근은 "감독님이 촬영 전 내게 굳이 무언가를 꾸미려 하지 말라고 문자를 주셨었다. 생각을 너무 깊게 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셔서 저만이 느끼는 명한을 표현할 수 있었다. 순수하지만 아버지에게 억압되어 있는 젊은 명환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라고 말했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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