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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아직 정상이 아니다."
KGC 오세근은 구랍 30일 SK를 상대로 오랜만에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7분26초 출전에 그쳤다. 진정한 복귀전은 2일 삼성전이었다. 29분7초간 12점에 그쳤다. 김승기 감독은 4일 오리온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아직 정상이 아니다. 20~25분 정도 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릎 통증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오리온전 역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좋은 몸 밸런스가 아니다 보니 특유의 부드러운 슛터치가 돌아오지 않았다. 힘 있는 포스트업 공격을 할 수 있는 몸 상태도 아니었다. 김 감독은 2쿼터 7분21초를 남기고 오세근을 빼며 출전시간을 조절했다.
오세근의 부진은 오리온으로선 호재다. 대릴 먼로는 오세근같은 정통 5번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운동능력보다 BQ로 농구를 하는 스타일이다. 4번이라 5번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추일승 감독은 "다른 선수들도 맡겠지만, 최진수를 오세근에게 붙이겠다"라고 말했다.
추 감독이 최진수에게 오세근을 맡긴 건, 먼로에게 외곽 성향의 네이션 테리를 맡겨 수비부담을 덜면서 최진수가 테리에게 약했던 점도 고려한 조치였다. 그러나 정작 수비부담을 덜고, 오세근의 부진 속에 공격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먼로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특유의 페이드어웨이슛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다.
오세근과 먼로는 두 팀의 에이스다. 이래저래 좋지 않았다. 오리온 최진수, KGC 테리 역시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 해줘야 할 축들이 부진하면서, 경기흐름이 안개 속으로 흘러갔다. 다만, 오리온은 근소한 리드를 꾸준히 유지했다.
일단 박재현이 최근 생각보다 경기력이 좋다. 기복도 있지만, 고려대 시절의 날카로운 패스센스를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몇 차례 직접 득점에도 가담했다. 또한, KGC만 만나면 터지는 허일영의 슛 감각도 괜찮았다. 먼로는 하이포스트에서 사방으로 질 좋은 패스를 건네며 팀 오펜스를 이끌었다. 제이슨 시거스는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팀에 보탬이 됐다. 이러면서 오리온 경기력은 먼로의 미흡한 득점가세에도 평소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오리온은 최근 얼리오펜스, 속공 위력이 좋다. 추 감독도 "3라운드에 우리 팀 속공이 리그에서 가장 많았다"라고 말했다. 오세근의 부진으로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고, 빠른 아울렛 패스와 포지션 밸런스를 찾으며 확률 높은 득점을 만들어냈다. 최진수, 허일영의 3점포도 있었다.
다만, 오리온은 고비마다 실책이 나오며 확 달아나지 못했다. 그 사이 KGC는 박지훈과 신인 변준형, 베테랑 기승호가 돋보였다. 박지훈의 패스센스, 변준형의 한 방이 있었다. 3쿼터에 돌아온 오세근은 초반 자유투 2개를 잇따라 놓치는 등 확실히 좋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리바운드에 의한 골밑슛 위주의 간결한 움직임으로 최대한 팀에 공헌했다. 에드워즈, 기승호, 박지훈이 이끄는 연계플레이도 매끄러웠다.
KGC는 허일영과 최진수를 제어하는 게 쉽지 않다. 양희종이 두 사람을 번갈아 수비해야 하는 상황. 김 감독은 나머지 3~4번 롤 플레이어들의 1대1 수비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실제 허일영은 장신 3번이고, 3~4번을 오가는 최진수도 크고 빠르다. 4쿼터 중반 최진수의 패스를 허일영이 3점포로 처리하는 장면은 올 시즌 오리온이 KGC에 왜 강한지 드러난 대목. 이어 부진하던 먼로도 터프샷을 터트리며 흐름을 끌어올렸다.
4분17초전 김강선의 스틸과 박재현의 속공 마무리에 이어 3분41초전 최진수가 골밑으로 파고 든 허일영을 잘 봤다. 에드워즈가 허일영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결국 오리온의 83-81 승리. 올 시즌 4전 전승. 천적관계를 이어갔다. 먼로 위주의 팀 오펜스와 얼리오펜스, 장신포워드들의 연계플레이. KGC는 오세근 이점을 극대화하지 못하면서 오리온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다만 오리온은 고비마다 잦은 실책으로 KGC에 추격 빌미를 허용한 게 옥에 티였다.
[오리온 박재현(위), 허일영(아래).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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