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DB 특유의 업템포 농구가 빛을 발했다. 삼성은 쉽게 무너졌다.
DB는 '동부산성' 시절 느린 템포, 저득점 경기의 대명사였다. 골밑 우위를 앞세운 철저한 수비농구를 펼쳤다. 그러나 이상범 감독 부임 후 180도 달라졌다. KBL 10개 구단 중 가장 재미 있는 농구를 한다.
속공, 2차 속공, 얼리오펜스의 완성도가 수준급이다. 2017-2018시즌에는 디온테 버튼, 두경민이 중심을 잡고 국내 롤 플레이어들의 과감한 외곽공격으로 뒤를 받쳤다. 올 시즌에는 마커스 포스터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화한다. 포스터와 국내선수들의 빠른 공격이 상당히 날카롭다.
포스터는 전형적인 슈터다. 드라이브 인보다 먼 거리에서 슛을 즐겼다. 그러나 DB 입단 후 2대2에 의한 패스, 빠른 공격전개에 눈을 떴다. 이우정, 원종훈, 김현호, 박지훈 김태홍, 이광재, 이지운 등 국내 1~3번 자원과 공존한다. 여기에 리온 윌리엄스의 골밑 공격과 수비, 윤호영의 폭넓은 수비와 공격 조율을 곁들인다. 결국 상승세를 타며 6강 진입까지 바라본다.
5일 삼성전서 또 한번 특유의 업템포 농구가 나왔다. 3일 현대모비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이틀만의 스케줄. 그러나 이 감독 특유의 촘촘한 로테이션으로 선수 개개인의 체력부담을 최소화한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됐지만, 이 기조는 변함 없다.
전반에만 속공 점수가 16-3이었다. 삼성은 유진 펠프스 위주의 골밑 공략, 김동욱의 미스매치 공격으로 맞섰고, 별 다른 실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DB는 수비리바운드 후 공격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빠르고 간결했다. 수비리바운드 후 공격포지션을 상당히 빠르고 정확하게 잡았다.
포스터는 이날 외곽슛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러자 철저히 드라이브 인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삼성이 펠프스를 빼면 장신 4~5번이 없는 약점을 잘 파고들었다. 수비리바운드 후 국내선수에게 재빨리 공을 받은 뒤 지체 없이 마무리했다.
이밖에 1쿼터 신인 원종훈의 돌파, 윤호영의 3점포, 2쿼터 윤호영, 포스터 등의 돌파 등 속공으로 상당히 많은 점수를 만들었다. 1차 속공에 실패하더라도 재빨리 공간을 만든 뒤 연계플레이를 통해 점수를 만들었다. 날카로운 얼리오펜스. DB는 슬금슬금 달아나더니 17점차 리드로 전반을 마쳤다.
포스터가 쉴 때도 국내선수의 빠른 공격이 돋보였다. 예를 들어 윌리엄스가 블록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면 공을 잡은 국내선수가 재빨리 상대 코트로 넘어가고, 반대 사이드에서 다른 선수가 침투하면서 손쉽게 득점했다.
삼성이 3쿼터 중반 기습적인 트랩과 전면 압박으로 승부를 걸었다. 3쿼터 중반 펠프스를 빼고 스몰라인업으로 팀 스피드를 올렸다. DB가 몇 차례 실책을 범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DB는 포스터가 잇따라 속공, 얼리오펜스를 마무리하며 더욱 달아났다. 이 와중에 3쿼터 종료 4분 전 문태영의 골밑슛을 윌리엄스가 깨끗하게 블록했으나 파울로 지적 받는 오심도 나왔다.
4쿼터는 큰 의미 없었다. DB는 15~20점 내외의 스코어를 유지하며 손쉽게 경기를 끝냈다. 포스터의 성장이 DB의 공격력을 업그레이드 한 게 증명됐다. 포스터와 국내선수들의 강렬한 시너지, 날카로운 업템포 농구. DB가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설 자격을 증명했다. 100-80 완승.
[포스터.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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