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이형철이 첫 연극에 도전했다. 올해로 24년차 배우인 그는 지난해 연극 '진실X거짓'을 통해 처음 연극 무대에 오르며 초심을 찾았다.
이형철이 출연중인 연극 '진실X거짓'은 '연극열전7' 세번째 작품으로 부부이자, 연인이며, 친구인 복잡한 관계의 네 인물이 각자의 사랑과 우정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을 반복하고, 진실이라고 믿는 순간 그 진실로부터 배신당하는 거짓말의 향연을 그린다. 극중 이형철은 폴 역을 맡았다.
이형철은 "연극을 할 생각이 있었고 시도하려고도 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다. 걱정되는 부분들이 많아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번엔 다 맞아 떨어져 출연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제대로 된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섭외 전화를 받고 일단 연극열전 작품이니 좋았다"며 "'진실X거짓' 대본을 봤는데 그 자체로 너무 재밌었다"고 밝혔다.
많은 고민 후 출연을 결심했지만 일단 연습에 돌입하고 무대에 서니 신세계나 다름 없었다. "연극이 체질 인 것 같다. 왜 이제야 했나 후회 된다, 너무 재미있다"고 전한 이형철은 "사실 무대 올라가서 실수하면 어떡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소극장 무대는 압도하는 게 있더라고요. 신인 때보다 더 긴장했는데 어떻게 한지도 모르게 첫 공연이 끝났죠. 근데 끝나고나서 오히려 되게 편해졌어요. 그리고 두번째 공연을 하는데 긴장감이 반으로 떨어졌고요. 세번째부터는 긴장감이 없진 않아도 더 편해지고 관객들도 눈에 들어왔어요. 조금 즐기면서 해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드라마 및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그이기에 첫 연극은 매우 다르게 다가왔다. 카메라 앞에선 베테랑이지만 무대 위에선 신인이나 다름 없기에 더 많은 부분에 있어 세심한 접근이 필요했다.
이형철은 "NG가 없고 스톱이 없으니까 결국 배우 에너지로 끝까지 갖고 가야 한다"며 "그래서 배우로서의 어떤 쾌감,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 진짜 내가 사는 것 같아요. 진짜 온 몸이 숨길데가 없죠. 뒷모습이든 옆 모습이든 어디 하나 숨길 게 없으니 긴장감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긴장감이 세포 하하나하나가 깨어있는 느낌을 줘요. 그러다보니 점점 전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어느 순간 그 상황 속에 들어가면 거기에 맞는 동작을 하게 되더라고요."
각 장면을 따로 연기하고, NG가 나면 다시 할 수 있는 매체 연기와는 달랐다. 오로지 자신의 호흡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해 나가야 하는 만큼 자신의 역량을 시험해 볼 수 있기도 했다. 그러니 배우로서 충족감도 컸고 '내가 뭘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저도 연기를 어느 정도 하는지 잘 모르고 제가 틀릴 수도 있지만 배우 자체가 선택을 받고 평가를 받는 직업이잖아요. 그런 걸 봤을 때 무대에서는 다채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해볼 수 있는 기회들도 많은 것 같아요. 또 무대에서 관객의 에너지라는 게 어마어마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에너지들을 받으니 좋죠. 연극은 이제 계속 하고싶어요."
물론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연기가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중이다. "나는 통이 워낙 큰지 발성은 오히려 문제가 안 된다"면서도 "발음을 계속 철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연기를 하다 보면 에너지가 확실히 떨어지면서 발음이 뭉개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런 것들을 잡아가고 훈련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작품이 너무 좋고 함게 하는 배우들이 워낙 베테랑들이라 이렇게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첫 연극인데 제가 복이 많다"고 설명했다.
"저는 첫 연극이다보니 신인의 자세로 나름 열심히 했어요. 항상 한시간 일찍 나와서 연습했죠. 올해 배우한지 24년차가 됐는데 아직까지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저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는 게 고마워요. 적어도 내게 오는 작품에 대한 욕심과 열정은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아요. 앞으로도 지금 같이 작품으로 나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극 '진실X거짓'. 공연시간 100분. 2019년 1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원씨어터 2관.
[MD인터뷰②]에 계속
[배우 이형철. 사진 = 연극열전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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