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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1~2쿼터는 OK저축은행의 자멸이었다. KEB하나은행은 3쿼터 시작 34초만에 30점차로 앞섰다. 그대로 경기는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아니었다.
20일 부천체육관. 하나은행이 전반을 47-22로 앞섰다. 이날 전까지 3연승을 달린 OK저축은행이 완전히 무너졌다. 개개인의 수비 약점이 도드라졌다. 일단 조은주가 하나은행 주포 강이슬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조은주는 사이드스텝으로 강이슬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스크린에 걸리자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그 사이 강이슬은 1쿼터에만 3점슛 4개 포함 16점을 올렸다. 분명 강이슬의 슛 컨디션은 최상이었다. 그러나 조은주의 수비 미스가 더욱 컸다. 1쿼터 막판 투입된 신인 이소희도 신지현의 발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이소희는 헤지테이션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하는 등 공격에선 재능을 보였다. 그러나 신지현은 특별한 기술 없이 이소희를 가볍게 제쳤다.
OK저축은행은 전반에 7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기록되지 않은 수비 미스까지 더하면 경기내용은 더욱 나빴다. 설상가상으로 세트오펜스에서 전혀 정제된 공격이 되지 않았다. 무리한 슛 셀렉션이 수 차례 나왔다. 에어볼이 속출했다.
그 사이 하나은행은 착실히 역습, 손쉽게 스코어를 벌렸다. 강이슬이 전반에만 20점을 올렸고, 신지현, 샤이엔 파커, 고아라도 점수를 보탰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과거 KDB생명 시절 모습을 보는 듯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실제 3쿼터 초반 30점차로 벌어졌다.
3쿼터 4분2초전. 하나은행의 57-35 리드. 혼전도중 백지은이 볼을 빼앗겼고, 넘어지면서 OK저축은행 선수의 몸을 붙들었다. 공과 상관 없는 파울. FIBA 규정에 따라 당연히 U파울. 그런데 이때 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이 정장 자켓을 벗으며 크게 흥분했다. 정황상 백지은이 넘어질 때 OK저축은행의 파울성 플레이가 있었다. 이 감독은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며 강하게 어필했다. (경기 후 이 감독에 따르면 심판진이 상대 스크린 상황에서의 파울성 플레이를 보지 못했다며 이 감독에게 유감을 표했다)
감독이 흥분하자 선수들도 덩달아 흥분했다. 20점 이상 앞섰으나 성급한 공격, 성급한 슛 셀렉션으로 OK저축은행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OK저축은행은 풀코트 프레스가 몇 차례 성공했고, 전반에 그렇게 들어가지 않았던 3점포가 몇 차례 림을 통과했다. 순식간에 9점차까지 추격했다. 약 8~9분간 무려 20점차를 삭제했다.
하나은행 강이슬이 3쿼터 종료 직전 던진 3점 버저비터가 터닝포인트였다. 3쿼터를 12점 리드로 마쳤다. 그리고 4쿼터 들어 고아라의 연속 득점으로 승부를 갈랐다. 단타스에게 잇따라 3점포를 내주는 등 수비 미스가 있었으나 10점 내외의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OK저축은행은 정유진이 3점포를 지원했고, 이소희가 구슬에게 기 막힌 어시스트를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하지 않아야 할 실책이 나오면서 흐름이 끊겼다. 결정적으로 경기종료 3분15초전 단타스가 파커를 막다 5반칙 퇴장했다. 이후 진안이 파커를 막았으나 역부족이었다. 하나은행의 88-72 승리. 애당초 한 자릿수 점수 차로 따라잡힐 경기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하나은행은 쉽게 이길 경기를 어렵게 이겼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특성상 강약조절, 경기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하나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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