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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2년 간의 대체 복무를 끝마치고 시청자의 곁으로 돌아온 배우 정일우가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을 자신했다. 치열한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21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 연출 이용석)와 관련해 주연을 맡은 배우 정일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해치'는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적 왕자(정일우)가 그리는 우정과 사랑의 이야기로, 앞서 드라마 '이산', '동이', '마의' 등의 작품으로 사극 흥행불패신화를 쓴 김이영 작가가 집필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와 함께 '일지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등을 연출한 이용석 감독이 의기투합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킨 또 하나의 지점은 지난해 11월 소집해제한 정일우의 합류다. 지난 2016년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끝으로 서울 구립서초노인요양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 대체 복무에 돌입한 정일우가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더한다.
통상적으로 진행되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 앞서 기자간담회로 먼저 취재진과 만난 정일우는 "군복무 이후에 처음 뵙는 자리라 조금 더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며 "군복무 기간에 여러 작품을 놓고 어떤 작품으로 복귀할지 고민이 많았다. 일반적인 영조의 일기가 아니라 그 동안 다루지 않았던 청년 영조의 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말하며 들뜬 마음을 포현했다.
특히 과거 교통사고 인해 크게 다쳐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정일우는 뇌동맥류 진단에도 국방의 의무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제가 대체 복무를 했기 때문에 군복무라고 말하기에 쑥스럽고 조심스럽다. 제가 교통사고 때문에 대체 복무를 했다고 하시는데, 판정은 그 이유가 맞다. 그 이후에 드라마 촬영 중에 두통이 심해서 병원에 갔는데 뇌동맥류라는 병을 발견했다. 면제 사유이기 때문에 군복무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국민으로서 해야 할 의무다. 군복무를 마쳤기 때문에 홀가분하기도 하고 애국심과 자긍심이 커져서 조금 더 떳떳하게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질병은 정말 시한폭탄 같은 병이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병원에서 듣고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오늘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동안 나를 가두고 절제하고 조심하던 정일우에서 조금 더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에게 편하게 나를 보이며 살아가도 괜찮겠구나 싶었다. 하루하루 즐겨보자는 마음을 느꼈다"라고 달라진 심경의 변화를 짚었다.
이어 정일우는 군복무가 연기 인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 "제가 대체복무로 근무했던 곳이 요양원이다. 저희 요양원은 치매 환자 분들이 대부분이시다.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에 계시는 분들이 계셨다. 제가 케어하던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봤다. 인생의 끝자락에 계신 분들을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제가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들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그 전에는 캐릭터에 대한 몰입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조금 더 전체적으로 보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고뇌 끝에 정일우는 '해치'에서 왕이 되어서는 안 되는 문제적 왕세제 연잉군 이금으로 분한다.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반천반귀(半?半貴) 왕자로, 타고난 천재성-명석한 두뇌-냉철한 판단력까지 완벽하게 갖췄지만 어디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인물이다.
정일우가 표현할 영조는 엄격하고 냉철함 대신 '감성'을 지닌 청년기 시절의 영조다. 정일우는 "대본 속 영조 캐릭터를 읽고 단번에 한다고 했다. 그만큼 영조 캐릭터가 갖고 있는 매력이 컸다. 저는 이전 사극 작품들에서 목소리를 깔며 연기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작가님이 '사극이지만 현대극처럼 해 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도 평상시 말할 때의 자연스러운 톤을 잡으려고 공을 들였다. 절제되고 조심스러운 건 많이 배제했다. 사극이지만 현대극처럼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영조라는 캐릭터를 조금 더 다른 시각으로 표현해내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또 조선시대와 지금 현재의 시사점을 비교해서 보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통쾌한 부분도 있고 가슴을 울리는 슬픈 장면도 있다. 젊은 영조의 이야기라는 점을 가장 궁금해 하실 것 같은데, 충분히 잘 표현이 됐기 때문에 기대해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오는 2월 11일 첫 방송.
[사진 =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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