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때묻을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22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증인'(감독 이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에는 배우 정우성이 참석했다.
정우성은 영화 '증인'에서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 승진할 기회를 잡게 된 양순호 역을 맡았다.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와 호흡을 맞췄다. 정우성은 지난해 '강철비', '인랑'에 이어 '증인'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였다.
"시나리오를 읽고 개인적인 만족도가 커서 영화를 선택했는데, 의식은 안하지만 상업영화가 갖춰야 될 규모감이나 여러 가지 요소들을 무시하고 배제한 상태에서의 영화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여질까 하는 긴장감이 다른 영화보다는 있었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제가 느꼈던 감성을 나눠주신 것 같아서 마음이 한숨 내려놓게 됐어요."
영화 속에서는 "당신은 착한 사람입니까?"라는 지우의 질문이 나오고, 순호는 티없이 맑은 지우의 질문에 말문이 턱 막힌다.
"지우가 던지는 질문이지만 결국엔 그게 스스로에게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순수함을 바라볼 수 있는, 그 안에서 따뜻함이 발생하는데 그걸 느끼셨으면 했어요. 둘이 만들어내는 교감 안에서 코끝 찡한 잔잔한 여운이 있었어요. 어색하지 않았어요. 그런 일상의 풍요로움, 일상 안에서의 감정 표현이 훨씬 더 풍요롭잖아요. 상대에게 속내를 들키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긴장을 하는데 지우 앞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됐어요. 훨씬 더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표현들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증인'은 시나리오를 받고 해야겠다고 바로 결정을 했어요."
그는 발달장애 아이에 대한 편견보다는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다른 곳이 발달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떤 한 부분이 발달의 문제가 있어서 소통, 생활의 문제가 있을 수는 있어도 특정한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사람들보다는 더 훌륭한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들의 다큐를 볼 때 놀라운 부분이 있어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주 보지는 않았지만 가끔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면 그 때마다 봤던 것 같아요."
그는 영화 속 '착한 아저씨' 순호의 모습에 비추어 보아, '착하다'라는 말에 대해 자신의 생각들을 전했다.
"사람이 미련하게 착할 필요는 없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너 착하면 손해봐'라는 분위기가 형성됐잖아요. 그건 정말 무서운 이야기예요. 그런 많은 이야기들이 내포된 거잖아요. 나쁜 캐릭터의 매력이 돋보일 때가 있었어요. 착하면 심심하고 외로울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걸 조용히 뚝심있게 지킬 수 있다는 은은한 빛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온화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다행히 때묻을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제도 밖에서 혼자 자란 아이인데 제도 안에 있을 때 학교 안에서라든지 조직 안에서 그런 방법, 상하 서열 관계 안에서의 행동 양식들에서 때가 묻잖아요. 학교를 일찍 나온 것이 아쉬움도 있지만 그러다보니까 혼자 저 스스로를 지켜야하니까 당당한 나, 존중받는 내가 됐으면 싶었어요. 그러면 상대를 바라볼 때도 어떤 편견이나 시선 없이 그 온전한 상대로 바라봐야 했어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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