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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코미디언 김병조가 과거 방송 활동을 쉬게 했던 1987년 전당 대회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24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지구를 떠나거라"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개그맨 김병조의 우여곡절 인생사가 공개됐다.
이날 김병조는 과거 인기를 떠올리며 "부와 명예라기보다는 나는 항상 (돈이) 들어오는 대로 저금하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와 명예라는 것보다 (방송 활동이) 활발한 시기였다고 표현할 수 있다. 활발한 시기가 부와 명예겠죠"라고 고백했다.
그러나 김병조는 1987년 6월 방송 활동을 접고, 광고 모델도 중단하게 됐다. 이후 학자의 길을 걷게 됐다.
김병조는 "저는 방송에 대한 갈증은 (은퇴하신) 다른 분에 비해서는 없다"며 "잘못 알려진 것이 있는데 제가 타의에 의해서 방송을 관둔 게 아니고 내가 자의로 '방송을 관둬야 되겠다. 줄여야 되게겠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방송과 강의를 하면서 방송 비중을 줄이고 강의 쪽으로 서서히 옮겨서 연착륙한 상태다. 방송에 대한 그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학자의 길을 택한 것을 두고 대중은 1987년 사건으로 시선을 돌렷다. 한 정당의 전당대회 날 그 곳에 그도 있었다.
"그동안 여러 번 밝힐 기회가 있었는데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고 밝힌 김병조는 "이야기인즉슨 1987년 6월 10일 그때는 정치 형태가 직선제가 아니고 전당 대회를 통해서 다음 지도자를 뽑는 정치 형태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 대회를 하는 날 '전당 대회 날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흥겹게 보이고 싶었던 모양"이라며 "그래서 (전당 대회) 담당자를 만났는데 '전당 대회 날 할 웃길 내용의 원고를 적어왔으면 좋겠다'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행사와 달라 부담됐다. 밤새 없는 지혜, 있는 지혜 짜서 원고를 써서 보여드렸더니 '좋다, 이대로 해라. 단 부탁이 있는데 공연을 다 하고난 다음에 이런 개그를 했으면 좋겠다' 하고 적어주는데 다른 당을 비꼬는 투의 개그를 했으면 좋겠다 했다"며 "하면 안 되지 않나. 나도 그 정도의식은 있는 사람이니까. 정중히 '이런 이야기를 꼭 해야 합니까?' 그랬더니 '알아서 하라'는 거다"고 털어놨다.
김병조는 "'알아서 하라'라는 말이 참 미묘한 말투인데 저는 (그 행사는) 방송이 아니었다. 녹음하는 것도 아니고, 생방송 하는 것도 아니고 녹화도 아니고 '내부 행사니까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마음으로 했는데.."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그의 발언이 신문 기사로 옮겨지며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 일으키게 됐다. 김병조는 결국 출연중이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고 광고 모델 역시 중단했다.
"김병조를 좋아했던 분들이 얼마나 실망했겠나. 그때 6월 10일의 정국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일파만파 문제가 커져 버렸다. 인기가 있는 만큼 낙차도 큰 법이니까"라고 전한 김병조는 "항의 전화는 물론이고 협박(전화)가 왔다"며 "우리 아이가 그 때 초등학교 1학년, 3학년이었는데 '너희 아이들 지금 어느 학교 다니는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뿔뿔히 흩어져서 지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7년간 쌓은 공든탑은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졌다. 이와 관련, 김병조 아내 김현숙 씨는 "어린 마음에 남편이 나쁜짓을 저지를까봐, 그런 마음 먹을까봐 두려웠다"며 "굉장히 감성적이고 여린 사람이다. 눈물도 많다. 그게 무섭기도 하고 두려웠다. 남편 잃을까봐"라고 고백했다.
이후 김병조는 당시 방송 활동을 중단한 것에 대해 "방송을 쉬어야 한다. 자숙해야 하지 않나"라며 "근데 방송국에 나오라고 했다. '자숙을 해야 합니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이 우리 집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른다. 방송에서 아웃됐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김현숙 씨는 "나도 그 때 어떻게 그런 용기가 난지 모르겠다. 내가 굉장히 강력하게 항의했다. '우리 남편 무슨 일 생기면 책임져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과거를 돌아보던 김병조는 "모든 것이 내 잘못이다. 내 잘못이라고 돌리는 게 아니라 내 잘못이다"며 "(기사를 쓴) 그 분들은 당연한 일을 한 거다. 마음고생은 많았지만 많은 수확을 얻은 일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진 = TV CHOSUN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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