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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사제 캐릭터의 반복? 근본적인 이야기, 방향, 역할이 다릅니다"
25일 오후 서울시 양천구 목동 SBS홀에서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극본 박재범 연출 이명우)의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바보 형사가 살인 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수사를 시작하는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으로, KBS 2TV 드라마 '김과장', '굿닥터'를 집필한 박재범 작가와 SBS 드라마 '펀치', '귓속말', '패션왕' 등을 연출한 이명우 PD가 의기투합했다.
앞서 배우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가 캐스팅되며 본 데 없는 케미를 예고한 '열혈사제'다. 김남길은 다혈질 사제 김해일 역으로, 김성균은 바보 형사 구대영, 이하늬는 허당기 넘치는 욕망검사 박경선으로 분해 캐릭터 열전을 펼칠 전망이다.
◇ 또 사제물이라고?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영화 '검은 사제들'을 시작으로 드라마 '손 the guest', '프리스트' 등 다수의 작품에서 사제 직업군이 매력적인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한번 사제 직업을 내세운 '열혈사제'에 관심이 쏠렸다. 다만 방영도 전부터 기시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다.
이에 이PD는 "기획이 될 때는 사제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사제 이야기들이 방송에 먼저 나가더라. 그래서 '어떡하지' 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에 다뤄졌던 카톨릭 사제의 이야기는 저희 '열혈사제'가 하려는 근본적인 이야기와 방향, 역할도 다르다. 별 문제는 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기시감이 덜 들 것"이라고 차이를 강조했다.
◇ 김남길X김성균X이하늬 캐스팅 비하인드
먼저 이PD는 김남길에 대해 "김해일 역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코믹이었다. 주인공이 전달해야 하는 묵직한 주제를 바탕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잘 풀어나갈 수 있는 유연성이 있는 배우를 캐스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배우가 김남길이었다. 캐스팅되었을 때 너무 기뻤다. 저와 작가님이 생각하는 배우 컬러가 달라서 그걸 조율하는 데에만 3개월 가량 걸렸다. 제가 원래 생각했던, 작가님이 생각했던 걸 모두 갈아엎으며 지금과 같은 좋은 결과가 생겼다"라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코믹감이 10배 이상 뛰어나더라"라고 신뢰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박경선 역의 이하늬 캐스팅을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는 이명우PD다. 이PD는 "극중 박경선 역할이 검사다. 우리는 무거운 접근법보다는 변칙에 가까워야 했고 사건을 바라볼 때 코믹적인 상황 전개로 표현해야 한다. 그걸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구일지 고민을 많이 했다. 또 시청자들이 봤을 때 밉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많이 보였던 이미지들이 이하늬 씨는 밝고 건강하고 약간의 푼수기, 밉지 않은 섹시미가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김성균과 관련해서는 "서늘한 이미지와 코믹한 이미지가 공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무심해 보이는 듯 하면서 가슴속에 따뜻함이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저희 드라마에서 또 하나의 코믹 파트를 담당해야 했다"라며 "이후 (김)성균 씨와 만나서 이야기해서 '대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성균 씨가 잘하는 부산 사투리를 해 달라'라고 했다. 하루만 고민한다고 대답한 뒤 다음날 하겠다고 전화가 왔다. 사실 김성균 씨가 사투리를 그만 쓰고 멋있는 서울말을 쓰는 역할이 하고 싶었다더라. 하지만 와이프의 '해!'라는 한 마디에 하기로 했다더라"라고 비화를 밝혔다.
◇ 사제 직업군의 희화화 염려…카톨릭 교구 자문으로 돌파
코믹 요소가 강조되는 '열혈사제'인만큼 사제 직업 자체에 대한 희화화가 염려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PD 또한 신중하게 고민했고 고려했던 상황이라고. 이에 '열혈사제' 측은 직접 카톨릭 교구와 소통했다는 전언이다.
이PD는 "저희 드라마가 성직자 이야기를 꺼내다 보니까 굉장히 조심할 수밖에 없다. 혹시나 본의 아니게 종교를 비하하거나 누군가가 상처 받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카톨릭 교구 쪽에 우리의 대본을 오픈했다. 카톨릭에서는 그걸 신중히 검토를 한 뒤에 '이 정도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또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으며 찍고 있다. 명동성당에서도 직고, 카톨릭 교구도 직접 가서 찍고 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드라마가 카톨릭의 입장으로 비춰지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으니 너무 현실과 똑같이 하지 말아달라는 조언을 받았다. 최대한 리얼리티를 반영하면서 드라마적인 요소도 넣어 현실과 조금 다르게 하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 묵직함 대신 코믹함으로 승부
현장 말미 이PD는 '열혈사제'의 의미를 전했다. 그는 "드라마의 역할에는 엔터테이너 역할, 사회에 이슈를 던지는 역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저희의 '열혈사제'가 담으려고 하는 이야기에도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변하지 않는 답답한 사회 현상에 던지는 한마디의 외침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걸 전면으로 내세우고 싶지는 않다. 그저 웃으면서 한 시간 보고 나서 마음 속에 조금이라도 무언가가 남아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오는 2월 15일 첫 방송.
[사진 = SBS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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