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뷰] 손흥민, "미안하고, 죄송하고, 화가난다"

[마이데일리 =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안경남 기자] ‘캡틴’ 손흥민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울진 않았다. 졌다는 억울함보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서 카타르에 0-1 충격패를 당했다.

이로써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여정은 8강에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는 취재진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준비가 덜 됐다. 체력적으로 지쳤던 게 사실이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의 협의로 조별리그 3차전 중국과의 경기부터 대표팀에 합류했다.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치른 뒤 곧바로 두바이에 입성한 손흥민은 불과 3일 뒤 중국전에 선발 출전해 88분을 소화했다.

하지만 무리한 일정으로 손흥민의 컨디션은 저하됐다. 결국 바레인과 16강전부터 몸이 무거웠다. 카타르전에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토트넘에서 보던 손흥민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여기에 와서 몸이 좋았던 적이 하루도 없었다. 잠도 잘 못자고, 자려고 해도 잘 안 됐다. 더 잘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체력이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해줘야 한다는 기대감이 있는데 체력이 힘들다보니 그러질 못했다. 그래서 미안하다”며 “내가 생각해도 너무 못해서 나에게 너무 화가 났다. 다음에는 좋아지겠지 생각했는데 오늘 결과가 안 좋았다.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서 결코 쉬운 상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에는 우승이 코앞에서 떨어졌고 이번에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탈락했다. 아시아에서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없다.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쉽게 이길 팀은 정말 없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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