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현장 결산③] 기성용에게 미안하지만, 돌아와야 한다

[마이데일리 =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안경남 기자] 기성용의 부재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했다. 기성용이 없는 벤투호의 빌드업은 무의미했다. 그에겐 미안하지만, 다시 돌아와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했다.

이로써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의 여정은 ‘아부다비 참사’로 막을 내렸다.

기성용의 아시안컵은 허무했다. 필리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한 뒤 재활과 치료에 집중하며 복귀를 준비했지만, 바레인과 16강전을 앞두고 가시 통증이 재발해 결국 소속팀 뉴캐슬 복귀를 결정했다.

벤투호에겐 치명타였다. 황인범이 대체자 역할을 수행했지만, 큰 대회에서 기성용의 존재감을 재현하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했다.

실제로 한국은 토너먼트 진입 후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후방에서 불안한 패스를 연발했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속출했다. 설상가상 카타르전에는 선제골까지 얻어맞았다. 결국 벤투 감독도 센터백들에게 롱볼을 차라고 지시했다.

기성용은 아시안컵에서 중도 하차한 뒤 은퇴를 암시하는 글을 남겼다. 아직 정확한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구자철처럼 태극마크를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마땅한 대체자가 없는 상황에서 기성용의 부재는 향후 벤투 감독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벤투 감독도 기성용을 보내면서 치료를 잘 하고 다시 보자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투는 아시안컵 실패에도 자신의 점유율 축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기성용이 필요하다. 그에겐 미안하지만,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와야 한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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