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종국 기자]베트남 축구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이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2019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후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은 아시안컵에서 8강에 오르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박항서 감독은 귀국 후 취재진들과 만나 "스즈키컵과 아시안컵까지 지난 3개월 동안 선수들과 정말 힘들었다"며 "이번에는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할 생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각급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아시안컵 8강 등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박항서 감독은 "2018년 스즈키컵을 잘 마쳤고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8강까지 올라 베트남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2019년 시작이 좋다. 3월에 있을 U-23 챔피언십 예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이어 "우승은 스즈키컵에서 밖에 못했다"면서도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AFC U-23챔피언십을 얼떨결하게 시작했다. 베트남에서 스즈키컵을 우승해 관심이 많았다. 나도 신경을 썼던 대회고 다행히 우승했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아시안컵에서 초반 2경기를 패했지만 이후 예멘과 요르단을 꺾고 8강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아시안컵은 준비기간도 짧았고 베트남에서도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막상 대회에서 초반 2패를 당하니깐 비판 여론도 있었지만 승리하고 나니 조용해지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베트남 A대표팀과 함께 각급 대표팀을 맡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함께 지휘하다보니 일이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집중과 선택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A대표팀을 전담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면서도 "3월에 있을 U-23 챔피언십 예선을 통과해야 하고 (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내년 1월에 있을 본선에서 4강 이상을 거둬야 한다. 월드컵 예선도 시작한다. 올해도 함께 팀을 맡으면 과부하가 있을 것 같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오는 3월 한국과의 A매치 평가전이 예정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박항서 감독은 "A대표팀에 U-23 대표 선수 7-8명이 있다. 내가 요청한 것과 베트남 축구협회가 일정을 잡은 것은 다르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베트남은 한국 일본 이란 같은 강팀들과의 기회가 많지 않다. 아시아의 강팀과 경기하는 것 자체로 베트남 선수들에게는 경험이 된다. 이기려고 하기보단 선수들에게 경험을 주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월드컵 본선행 도전에 대해선 "베트남 언론에서도 그런 질문을 많이하지만 오히려 '준비가 되어있나'라고 내가 반문한다"며 "스즈키컵에서 우승하고 아시안컵 8강에 올랐다고 해서 베트남이 아시아 탑레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10살부터 15살 사이의 선수들에게 장기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베트남 축구협회에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베트남을 이끌고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행운이 많이 따랐다"며 "스즈키컵에 올인했고 우승하다보니 아시안컵에서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라크에 역전패를 당했고 이란에 패했지만 다행히 예멘을 이기고 극적으로 16강에 올라 분위기가 많이 살아났었다. 준비하는 기간이 부족했지만 운도 많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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