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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정우성 씨에게 오드리 햅번 닮았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7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증인'을 연출한 이한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한 감독은 '완득이'(2011), '우아한 거짓말'(2014), '오빠생각'(2016)에 이어 '증인'으로 돌아왔다.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더 킹', '강철비' 등에서 선 굵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보여준 정우성이 '증인'을 통해 전작과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한 감독은 순호 역을 맡은 정우성에 "버스 씬에서 진짜 잘생겼구나 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살짝 영화 '비트' 생각이 날 정도로 저렇게 나이가 잘 들어서 고맙다, 이렇게 오랫동안 한국영화에서 주연을 하면서 오랜 시간 인정받기 힘든데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저는 정우성 씨에게 항상 잘 생긴지 모르겠다고 하거든요. 제가 정우성 씨에게 오드리 햅번 닮았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처음 들어보네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오드리 햅번과 마음이 굉장히 닮은 것 같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오드리 햅번도 평생을 봉사를 하면서 지내셨어요. 사회적으로 봉사에 힘 쓰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식이 됐고 그런 면에서 우성 씨가 제게는 그런 모습으로 비춰졌어요. 스태프들에게 대하는 태도와 영화를 대하는 태도, 사회를 대하는 태도 등 마음이 닮았다고 했어요."
'증인'을 먼저 본 관객들은 정우성의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평을 보내기도 했다. 촬영 기간 내내 가까이에서 그를 지켜봤던 이한 감독에게 이에 대해 말하자 "우성 씨에게 계속 했던 말은 계속 평범하게,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우성의 최근작을 보면, 영화 '인랑', '더킹', '강철비', '아수라' 등 우리 가까이의 일보다는 극적 장치들이 개입된 캐릭터들을 연기했지만 '증인'의 순호는 달랐다.
"정우성 씨와 첫 촬영 때 에피소드가 있어요. 첫 촬영 들어가기 전에, 스태프들에게 '나도 아직 순호를 모르니까 오늘 촬영을 많이 찍을 거야'라고 미리 말을 해뒀거든요. 머릿 속으로만 그렸지, 순호를 보는 건 처음이니까요. 그런데 많이 안 찍었어요. 처음부터 딱 순호로 보였던 것 같아요."
정우성은 앞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순호는 내가 했던 작품 중에서, 계산하지 않고 가장 자유롭게 연기한 캐릭터"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한 감독의 생각을 묻자, 일부러 구체적인 디렉션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는 언제나,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캐릭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촬영장에 가서는 먼저는 절대 이야기하지 않아요. 카메라 약속된 동선이 있으니까 '이렇게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하는 정도지, 감정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런데 제가 생각한 것과 좀 다르다면 대화를 하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 속에 감정이 다 있다고 생각해요. 하다보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를 수가 있지만, 제가 먼저 말을 하면 그 감정에 갇혀버릴 수가 있어요. 배우가 느끼기에, 더 큰 감정일 수도 있잖아요. 되도록 감정에 대해서 먼저 얘기하지 않아요."
최근 정우성의 사회적인 발언들을 두고 일각에서는 극명히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한 감독의 생각을 들어봤다.
"염려를 해주신 분이 초반에는 많았어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옳은 것은 옳은 것대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점차 진심이 알려지고 통하면 제자리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보시고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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