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여자프로농구는 4~5번 토종 자원이 부족하다. 외국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한다. 그런 점에서 삼성생명은 경쟁력이 있다.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조차 "하킨스가 처음부터 삼성생명에 있었다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킨스는 KDB생명 시절과 달리 몸이 제대로 만들어졌고, 시즌 중반 삼성생명에 입단,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임근배 감독이 하킨스를 선택한 건 스페이싱 게임이다. 야투율이 많이 떨어지는 여자프로농구. 여전히 골밑의 묵직함, 다시 말해 외국인 센터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그런데 삼성생명은 하킨스와 배혜윤이 있다. 4번까지 소화하는 김한별도 있다.
하킨스는 빅맨치고 슛터치가 부드럽다. 외곽슛 능력을 갖췄다. 하킨스가 외곽으로 상대 빅맨을 끌어내면, 올 시즌 부활한 배혜윤이 골밑에서 누비는 공간이 넓어진다. 상대는 배혜윤과 하킨스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골밑에서 버티는 수비에 약점이 있지만, 장점으로 상쇄한다.
이런 상황서 김한별이 미스매치를 유도한다. 내, 외곽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다. 힘이 좋은 김한별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더구나 하나은행의 경우 김단비가 독감으로 결장했다. 백지은, 이수연, 박찬양 등이 번갈아 배혜윤과 김한별을 수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18일 6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부천. 삼성생명은 초반 외곽슛이 호조였다. 하나은행은 삼성생명의 묵직한 골밑을 의식, 수비를 골밑으로 많이 좁혔다. 그 사이 박하나의 와곽슛이 폭발했다. 배혜윤, 하킨스, 김한별이 적절히 패스를 나눠준 대가.
하나은행은 삼성생명의 적절한 스크린에 대처하지 못했다. 스크린과 빠른 피딩에 외곽에서 그대로 공간을 내줬다. 2쿼터 중반 김한별의 연속 득점, 박하나의 외곽포가 동시에 폭발하며 완벽한 주도권을 잡았다. 그리고 3쿼터 막판 포스트업을 하던 배혜윤이 우중간의 하킨스에게 연결, 깨끗한 3점포가 나왔다. 삼성생명 스페이싱 농구의 강점. 하나은행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 파커가 외곽까지 따라가지도 못했고, 스위치나 헷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하나은행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일단 샤이엔 파커가 하킨스에게 밀리지 않았다. 서로 수비가 되지 않았다. 파커 역시 묵직한 빅맨. 괜찮은 선수다. 초반부터 꾸준히 점수를 만들었다. 그리고 신지현의 재치 있는 돌파와 패스센스가 몇 차례 빛났다. 2쿼터 중반 하킨스의 슛을 블록한 뒤 속공전개를 한 게 대표적 사례.
결정적으로 하나은행은 2쿼터 막판 변칙 지역방어로 삼성생명의 리듬을 끊었다. 그 결과 2쿼터 막판 2점차로 추격했다. 그리고 트랜지션에 능한 고아라가 고비마다 얼리오펜스를 이끌었다. 삼성생명은 고아라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 공격에서 제 몫을 한 박하나는 전반에만 4파울.
결국 승부처는 접전. 삼성생명 하킨스가 4분1초전 4파울에 걸렸다. 중심이 되는 선수의 위축. 삼성생명은 흔들렸다. 이때 또 다시 고아라가 움직였다. 절묘한 돌파에 이어 2분43초전 윤예빈의 패스를 잘라낸 뒤 직접 속공 마무리까지. 이후에도 트랩에 의한 스틸, 1분35초전 백지은의 정면 3점포를 어시스트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배혜윤의 연속 골밑 돌파로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의 마크는 효율적이지 않았다. 배혜윤에게 투입되는 공을 차단하지 못했고, 파커도 자리를 쉽게 내줬다. 결국 승부처서 삼성생명 골밑의 위력이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 그렇게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삼성생명의 4~5번 요원들이 봄 농구서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배혜윤. 사진 = 부천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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