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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의아하긴 했다. 웬만한 외국선수 이름은 들어봤는데 이 선수는 정말 생소하다.” KBL 역대 외국선수 최단신 기록을 세운 마커스 킨(24·171.9cm)에 대한 모 구단 관계자의 견해였다.
전주 KCC가 단신 외국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KCC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휴식기인 지난 18일 마퀴스 티그를 킨으로 교체했다. 킨은 이어 19일 KBL 센터에서 공식 신장을 측정했고, 측정 결과는 171.9cm였다.
171.9cm는 KBL 역대 외국선수 최단신에 해당하는 신장이다. 종전 기록은 올 시즌 중반 잠시 부산 KT에 소속됐던 스테판 무디의 176.2cm였다. 국내선수 포함 역대 최단신 기록은 2012 2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현 현대모비스)에 지명됐던 원지승(167cm)이 갖고 있다.
KCC가 티그를 퇴출시킨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티그는 NBA 경력을 지닌 데다 현 NBA리거 제프 티그(미네소타)의 동생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돌파력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졌고, 공격도 단조로워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결국 티그는 43경기 평균 11.8득점 2.4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남긴 채 KCC를 떠났다.
“티그는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 자체에는 적합한 선수였다. 어시스트 등 전체적인 수치가 떨어지지만, 공격 전개는 빨랐다”라고 운을 뗀 KCC 관계자는 “다만, 최근 이정현-브랜든 브라운의 2대2가 상대에게 파악돼 전체적인 공격이 뻑뻑해졌다. 티그보다 1대1 능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라며 외국선수 교체를 단행한 배경에 대해 전했다.
중위권에서 순위경쟁 중인 팀이 충분히 취할 수 있는 조치다. KCC는 22승 23패에 그쳐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인 6위에 머물러있다. 7~8위에 있는 팀들과의 승차가 크지 않아 자칫하면 중위권 경쟁에서 이탈할 수도 있는 위치다.
승수쌓기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 당초 저스틴 덴트몬(KT), 조쉬 에코이언(오리온) 등도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던 KCC의 선택은 킨이었다. 킨은 이탈리아 2부 리그·태국·G리그 등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이름이 널리 알려진 외국선수는 아니다.
전력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A팀 관계자는 “사실 대체 외국선수로 올 만한 선수 명단은 대부분의 팀들이 비슷하다. 그런데 킨은 정말 생소한 선수”라고 견해를 전했다. B팀 관계자 역시 “KCC의 선택이 모험처럼 보이긴 한다. 다만,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에 특화된 선수라면 영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확실한 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라고 말했다.
G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기재된 킨의 신장은 180cm다. NBA나 G리그의 경우 신장 제한이 없어 신장 측정이 세밀하지 않고, 이른바 ‘뻥튀기’도 어느 정도 있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킨의 신장이 171.9cm로 측정된 것은 KCC 입장에서도 예상보다 낮은 결과였다.
KCC 관계자는 KBL 최단신 외국선수 기록을 새로 쓴 킨에 대해 “감독, 코치가 외국인이다 보니 갖고 있는 네트워크가 넓다. 무엇보다 킨은 신장이 낮아도 티그보단 1대1 능력이 좋은 선수다. 전문슈터는 아니지만, 대학시절부터 꾸준히 득점을 올리는 능력을 보여준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라고 전했다.
차기 시즌부터 외국선수 신장 제한이 폐지된 만큼, 킨은 당분간 최단신 외국선수라는 기록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킨은 “KCC가 모험을 건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라는 일각의 우려, 물음표를 잠재울 수 있을까. 킨은 A매치 휴식기 이후인 3월 1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를 통해 KBL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마커스 킨.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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