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오리온 대릴 먼로는 장점이 많은 포워드다. 포인트가드급 시야, 한 박자 빠른 패스로 오리온 팀 오펜스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묵직한 포스트업, 정확한 페이드어웨이슛 능력을 보유했다. 올 시즌 트리플더블만 네 차례 달성했다.
먼로는 팀 퍼스트 마인드가 돋보인다. 예를 들어 먼로는 정통 빅맨이 아닌 4번 파워포워드다. 라건아(현대모비스), 제임스 메이스(LG) 등 자신보다 신장이 큰 정통 센터를 막는 게 쉽지 않다. 수비력 자체가 끈끈한 스타일도 아니다.
더구나 자신보다 큰 선수를 잘 막는 최강의 수비수 이승현이 돌아왔다. 그러나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 복귀 이후에도 먼로에게 상대 5번 공격수 수비를 맡긴다. 추 감독은 "먼로에게 수비에서도 책임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먼로는 추 감독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커리어 내내 큰 선수들을 막아왔다. 수비를 좀 더 강하게 하려고 한다. 감독의 지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뛰던 시절 경험하지 못한 KBL 특유의 빡빡한 스케줄에 대해서도 "첫 백투백은 힘들었는데,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이제 익숙해졌다"라고 말했다.
이런 먼로의 또 다른 강점은 토킹이다. 오리온 경기를 자세히 보면 먼로가 끊임없이 말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상대와의 트래쉬 토크가 아닌, 오리온 동료들에게 하는 말이다. 볼 데드 상황, 작전시간 전후로 가장 활발하게 국내선수들과 대화를 나눈다.
농구는 팀 스포츠다. 공수조직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벤치에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을 일일이 작전시간을 불러 짚어줄 수 없다. 당연히 코트에서 누군가 리더 역할을 해야 한다. 계속 대화하며 맞춰가야 한다. 이를테면 공수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움직임 조정, 스크린을 받고 거는 위치에 대한 얘기, 리바운드나 루즈볼 다툼에 좀 더 집중하자는 말까지.
보통 이런 역할은 포인트가드가 맡는다. 그러나 오리온 가드진이 객관적으로 강력한 편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다. 일부 베테랑들은 출전시간이 길지 않다. 때문에 누군가 코트에서의 리더가 필요하다. 오리온은 이 역할을 먼로가 한다.
먼로는 "경기 중 간단하게 하는 얘기들이다. 기본적인 리바운드부터 경기흐름이 넘어갈 때 정신적으로 집중하자는 말도 한다"라고 말했다. 영어에 능통한 최진수가 없어도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그는 "투게더 등 쉬운 단어로 소통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똑똑하다"라고 웃었다.
먼로의 끊임없는 토킹 시도는 자신을 향한 일종의 마인드컨트롤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에게 할 얘기를 동료에게 하면서 정신적으로 다잡는 계기가 된다. 추일승 감독이 그런 부분을 원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먼로의 토킹이 오리온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또 다른 힘이다.
[먼로와 오리온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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