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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황후의 품격'이 자극적인 이야기만 남긴 채 제목에 걸맞지 않는 품격없는 퇴장을 선보였다.
2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 김유진) 마지막회(51, 52회)에서는 오써니(장나라)를 비롯 황실을 둘러싼 사람들의 최후가 그려졌다.
앞서 오써니는 황실의 비리와 악행을 모두 폭로했다. 그러나 폭탄 테러로 인해 배후가 태후(신은경)라는 것을 끝내 밝히지 못했고, 이후 태후는 아들 이혁(신성록)에게 죄를 뒤집어 씌웠다.
나왕식(최진혁)은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폭탄을 안고 희생했다. 그러나 이혁은 나왕식이 도주했다고 거짓말을 했고, 이혁은 태후의 악행을 막기 위해 나왕식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민유라(이엘리야)는 자신의 복수와 함께 오써니를 구하기 위해 희생했다. 이로 인해 지능이 낮아지고 말았다. 나쁜 기억을 잃고 어린 아이처럼 굴었다.
이혁은 태후의 총에 맞에 세상을 떠났다. 태후가 이혁을 나왕식으로 착각해 총을 쏜 것. 나왕식, 이혁 모두 최후는 죽음이었다.
황당한 죽음일 수밖에 없었다. 줄곧 자극적인 대사와 장면으로 지적 받던 '황후의 품격'이 끝까지 품격 없는 자극적인 결말을 내세운 것이다.
방송 말미 태후가 추락하며 권선징악 결말이 펼쳐지긴 했지만 찝찝한 결말일 수밖에 없었다. 이혁의 캐릭터가 미화된 것도 우습기 짝이 없다. 아무리 아버지의 학대와 태후의 악행으로 인해 괴물이 된 인물이라고 해도 악인은 악인. 그간의 악행에 대한 벌을 달게 받는 것보다 불쌍한 괴물로 비춰지며 쓸쓸히 퇴장하는 모습은 썩 보기 좋은 결말이 아니었다.
나왕식의 죽음도 어처구니 없다. 복수를 위해 달려왔을 뿐인데 허망하게 죽고 말았다. 연장이 결정되면서 개인 스케줄로 인해 나왕식 역 최진혁이 남은 4회분에 출연하지 못하게 되면서 얼굴도 제대로 나오지 않고, 그의 이야기 역시 세밀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첫회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착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김순옥 작가가 제 아무리 막장의 대가라고 하지만 어느 정도의 선은 지켜야 할 터. 그러나 이를 모조리 무시하고 써내려간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경악케 만들기 충분했다.
'황후의 품격'이기 때문에 품격은 황후에게만 있었던 것일까. 작가의 명성과 제목, 배우들의 열연이 아깝다.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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