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부천 김진성 기자] 5위 KEB하나은행은 내부적으로 4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3쿼터 막판 위기가 찾아왔으나 4쿼터에 극복해냈다.
이미 이환우 감독 체제 3년간 단 한 차례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게 확정됐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OK저축은행에 4위를 내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반드시 뒤집겠다는 각오. OK저축은행의 창단 첫 경기서 홈 콜로 패배한 뒤(접전서 모 심판의 결정적인 미스 콜이 승부를 갈랐다) 'OK저축은행만큼은 무조건 잡는다'라는 마인드.
그래서인지 두 팀은 올 시즌 내내 만나기만 하면 접전을 펼쳤다. 무려 세 차례나 5점차 이내의 초접전을 벌였다. 나머지 세 경기 중 한 경기도 8점차 승부였다. OK저축은행이 4승2패로 앞섰으나 내용은 비슷했다. 하나은행으로선 OK저축은행에 내준 4패가 플레이오프 탈락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두 팀은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다. 가능성이 있는 젊은 국내선수들이 많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잠재력이 완전히 터지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실전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지 알 수 없고, 그 자체가 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예측할 수 없는 턴오버, 극적인 클러치 샷, 다미리스 단타스와 샤이엔 파커의 매치업까지.
25일 마지막 7라운드 맞대결도 치열했다. 3쿼터 중반까지 하나은행의 우세였다. 신지현이 전반에만 15점을 몰아쳤다. 확실히 올 시즌 신지현은 부상 트라우마를 떨치고 기량을 회복했다. 정확한 중, 장거리슈팅에 날카로운 패스워크를 겸비했다. 특히 3쿼터 초반 골밑에서 단타스의 페이크에 속지 않고 절묘하게 공만 긁어내며 속공을 도운 장면은 신지현의 농구센스가 어느 정도인지 잘 드러나는 대목.
또한, 21일 우리은행전서 손쉬운 이지슛을 잇따라 놓친 고아라도 달랐다. 신지현과 빠른 트랜지션을 이끌었고, 외곽포와 3점포를 고비에 가동했다. 수준급의 외국인 센터 샤이엔 파커 역시 폭발적이지 않았으나 꾸준히 점수를 만들었다. 에이스 강이슬은 3점슛 대신 돌파와 컷인, 공격리바운드에 의한 골밑슛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외곽슛 감각이 좋지 않자 다른 루트를 찾아내며 어떻게든 팀 공격에 보탬이 됐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기본적으로 리바운드 응집력이 떨어졌고, 페인트존에서 손 쉬운 슛을 많이 놓쳤다. 기복이 심한 구슬은 안 풀리는 날이었다. 단타스 역시 컨디션이 여의치 않았다. 아무래도 힘이 좋은 파커를 상대로 포스트 공격이 버거웠다. 단타스는 올 시즌 OK저축은행에서 포스트업을 처음 배울 정도로 정통 센터가 아니다. 외곽슛이 좋은 4번이다.
안혜지, 이소희의 투 가드 시스템은 스피드를 올렸으나 세트오펜스의 정확성이 떨어지는 수비 매치업의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OK저축은행은 3쿼터 막판 진안과 안혜지가 잇따라 좋은 그림을 만들어내며 추격했다.
하지만, OK저축은행의 최대약점은 수비. 하나은행이 4쿼터에 파커의 골밑 옵션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스페이스 정리가 됐다. 단타스는 4쿼터 초반 3파울을 범한 뒤 골밑 수비가 위축됐다. 이때 외곽으로 파생되는 볼을 강이슬, 고아라가 잇따라 3점포로 연결하며 달아났다. OK저축은행은 수비 로테이션이 여전히 매끄럽지 않은 약점을 노출하며 무너졌다. 올 시즌 많인 좋아진 하나은행이 한 단계 더 올라서려면 팀 디펜스 보완이 필수다.
하나은행은 승부처서 파커의 묵직한 골밑 공략, 강이슬과 신지현, 고아라의 내, 외곽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고아라는 3쿼터 막판 저돌적으로 움직인 진안을 4쿼터에 잘 막았다. 매치업 변화가 적중했다.
역시 하나은행 국내선수들의 잠재역량, 공격적인 센스는 어느 팀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79-72 승리. 4위 OK저축은행에 0.5경기 차 추격. 이제 4위의 주인공은 알 수 없다. 하나은행은 장기적으로 경기력 기복을 줄이면서 승부처서 힘을 키우는 게 과제다.
[고아라와 파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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