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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대로는 안 된다."
KBL 10개 구단은 지난달 27일 사무국장 회의를 가졌다. 정규시즌 스케줄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다수 구단이 화~금 4경기, 토~일 3경기씩 치르는 현재 스케줄 시스템의 폐기를 주장했다.
KBL은 10개 구단의 의견을 들었다.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중계 주관방송사와 논의를 한 뒤 사무국장들과 다시 얘기하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구단, 현장, 중계방송사, 스폰서 등이 스케줄 시스템 변경을 원하거나 동의한다면 다음시즌부터 곧바로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자는 2018년 2월6일(KBL 핵심멤버 줄부상, 정규시즌 스케줄 고민할 때다), 7월27일(KBL 18-19시즌 빡빡한 스케줄에 대한 고민과 대처법) 기사를 통해 현재 정규시즌 스케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내놨다.
예상대로 올 시즌 중반부터 현장에서 불만 및 걱정이 쏟아졌다. FIBA가 2017년부터 시즌 도중 A매치를 배정하면서 정규시즌 도중 휴식기가 올스타브레이크 한 차례에서 A매치 브레이크 두 차례까지 총 세 차례로 늘어났다.
KBL은 10월 초~중순 개막과 3월 초~중순 마감, 6라운드 54경기 등 정규시즌 스케줄의 두 가지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 2017-2018시즌부터 주당 14경기를 배치했다. 화요일에 1경기만 배치된 예년보다 주당 경기수가 1경기 늘어났다.
단 1경기 늘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피로감은 상당하다. 주당 14경기는 8개 구단이 주중 3경기를 치른다는 뜻(2개 구단만 주당 2경기). 현장 지도자, 프런트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 한국농구의 인적, 질적 수준을 감안할 때 주당 3경기는 무리다.
주당 3경기 스케줄은 때때로 15일간 8경기 등 죽음의 스케줄을 만든다. 순위다툼이 치열한 시즌 막판 승패가 경기력, 전략 및 전술이 아닌 경기 소화 간격과 이동거리에 의한 체력, 그에 의한 부상 이슈로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한 지방구단 감독은 "그 자체가 비정상적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시즌 중반 이후 몇몇 팀들의 체력 저하 및 부상 이슈에 의한 경기력 기복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 시즌은 부상에 의한 외국선수 교체도 유독 잦다. 대다수 감독이 예전에 비해 주전 의존도를 낮추고 로테이션 폭을 넓혔다. 그래도 승부처에 핵심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부상과 체력 및 경기력 저하 사이클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돈다. 현장에선 일주일에 2경기, 즉 3~4일에 하루 정도 경기를 치르는 게 경기력 유지, 체력관리 및 부상 방지에 최상이라고 말한다.
약 3개 구단이 6라운드 54경기 체제서 5라운드 45경기로의 축소 및 회귀를 주장했다. 그와 별개로 현장 대부분 지도자가 5라운드로의 축소를 원한다. 팀당 9경기만 덜해도 비슷한 기간에 스케줄을 여유 있게 짤 수 있고, 부상 이슈를 털어내고 경기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KBL 최준수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언론 대상 판정설명회 직후 "경기 수 축소는 곧 파이 축소"라고 우려했다. 대다수 구단 관계자의 생각도 비슷하다. 경기수가 줄어들면 프로농구 수익구조, 각종 스폰서 노출에 악영향을 미친다. 샐러리캡 조정도 불가피하다.
사무국장 회의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대안이 주당 경기수를 12경기 정도로 줄이면서 전체기간을 1개월 정도 늘리자는 것이었다. 기자가 작년 2월6일, 7월27일 기사에서 제시한 대안과 똑같다. 주당 경기수를 12경기로 줄이면 2개 구단만 주당 3경기를 치르면 된다. 무려 8개 구단이 주당 2경기를 치르며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경기력을 올려야 프로농구 산업화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
심지어 몇몇 구단은 주중 경기를 최소화하고 주말 경기를 늘리자는 주장도 했다. 주중경기 흥행이 신통치 않기 때문. 마케팅, 산업화 논리 측면에서 일리 있다. 한 지방구단 사무국장은 "주중에 쉬고 토~일요일만 5경기씩 백투백으로 하면 선수들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계산해보니 평일에는 설 연휴, 농구영신, 크리스마스 이브 및 당일 정도에 일정을 배치하면 지금보다 1개월 정도 길어진 시점에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중 경기를 줄여야 금전적인 손해를 줄일 수 있다. 주당 12경기를 하되, 화~금요일에 1경기씩 하고, 토~일요일에 4경기씩 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몇몇 사무국장은 마케팅 측면에서 평일 오후 7시30분 팁오프가 큰 의미가 없다며 7시 팁오프로의 복귀도 주장했다.
이런 대안의 대전제는 '더 이상 KBO리그 중계와 겹치는 시기를 의식하지 말자'다. KBL이 A매치 브레이크 신설에도 정규시즌 전체기간을 10월 초~중순에서 3월 초~중순으로 고수한 건 3월 말 개막하는 KBO리그 개막시기를 의식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중계방송사의 KBO리그 생중계로 KBL 중계가 뒤로 밀리는 뼈 아픈 현실이 있다. 물론 그동안 KBL의 조치도 이해는 됐다. 프로농구 스폰서들은 고정적인 중계방송에 의한 안정적인 브랜드 노출을 원한다. 산업화가 자리잡지 못한 상황서 스폰서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다.
그러나 KBL 신임 집행부와 사무국장들, 현장 지도자들은 더 이상 프로야구에 신경 쓰지 말고 KBL만의 독자적 컨텐츠 구축에 힘을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당 경기수를 줄여 정규시즌을 10월 중순부터 4월 초~중순까지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을 5월 말 정도에 끝내는 게 경기력 유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더구나 2019-2020시즌 도중에는 2021 FIBA 아시아컵 예선 홈&어웨이 일정에 들어간다. FIBA의 방침에 따라 거의 매 시즌 도중 A매치 브레이크 발생이 불가피하다. 올스타브레이크까지 세 차례 브레이크가 있다면, 주당 경기수 축소와 전체기간 연장은 불가피하다. 그게 여러 측면에서 프로농구가 사는 길이다.
그래서 KBL은 스케줄 변경에 대해 구단들은 물론, 중계주관방송사와도 충분히 협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설령 주관방송사의 중계방송 빈도가 떨어져도 또 다른 방식으로의 KBL 브랜드 가치 상승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KBL 팬 베이스의 안정적인 확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송 시청률, 전 경기 중계원칙보다 더 중요한 건 젊은 팬들을 다시 농구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방송사, 스폰서 등과 얘기만 잘 되면 당장 다음시즌부터 주당 경기수를 줄이고 정규시즌 기간을 4월 중순까지 1개월 정도 늘리는 방향으로 스케줄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농구 정규시즌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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